저녁무렵즈음, 장대같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햇님이의 사랑을 구하며 진돗개(목걸이에는 '봉구'라고 이름이 새겨져 있음)는 그 많은 비를 맞으며 햇님이의 집 앞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 번의 쾌락을 맛보기 위한 것은 아닌 것같습니다. 앞이 안보이도록 비가 와 온 몸이 흠뻑 젖었는데도 빗물을 털거나 햇님이의 집을 넘보지도 않으며, 햇님이의 밥을 먹는 일도 없습니다. 또한, 햇님이의 주인을 향해 짖거나 위협하지도 않습니다. 해쓱한 모습으로, 배가 홀쭉 한채, 그저 목석처럼 햇님이만 바보처럼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종족번식을 위한 본능이 이토록 강렬하다는 것을 예전엔 미쳐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종족번식을 위한 본능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