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원의 아침묵상 / 2017. 7. 26 (수)
■ 민수기 20:14-29
[ 모든 길을 아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
백성들의 원망과 지도자 모세의 혈기 가득한 분노는 이스라엘을 더욱더 가혹한 상황으로 몰아넣습니다. 모세는 가데스에서 에돔 왕에게 사신을 보내어 에돔의 땅과 모압을 가로질러 요단강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좀 더 빠른 방법으로 요단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남북을 관통하는 에돔의 '왕의 대로'를 따라가야 했습니다. 모세는 사신을 보내어 에돔 왕을 설득하려고 합니다. 먼저 에돔과 이스라엘은 형제의 나라임을 강조합니다. 에돔은 야곱의 형 에서의 후손들로서 신광야와 인접한 가나안의 남쪽지역에 정착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오랫동안 학대를 받으며 노예생활을 했던 것을 상기키시며 동정심을 자아내기도 합니다(14-16). 한편으로는 백성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신 하나님께서 애굽을 심판하시고 인도하여 내셨다는 사실을 언급함으로서, 고통 속에 있는 이스라엘을 외면할 경우 하나님의 진노가 임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전합니다(16). 그러나 그것만으로 에돔 왕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모세는 사신을 통해 에돔이 왕의 대로를 열어주면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며, 물을 마시면 그 갑을 내겠다고 약속합니다(17). 모세는 왕의대로를 통해 가능한 요단강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을 사용하는 한편, 에돔 왕에게 동정심을 베풀어 줄 것을 요청한 것입니다. 이러한 모세의 모습을 비굴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계속된 여정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친 백성들이 에돔으로 가로질러 가지 못하고 우회하는 길로 행하게 된다면 많은 희생을 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간청하듯 동정을 베풀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심판을 상기시키며 가능한 왕의 대로로 지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에돔을 향한 모세의 요청이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전쟁을 하고 빼앗고 정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그러나 모세는 가장 빠른 길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임을 먼저 깨달아야 했습니다. 원망과 불평과 혈기와 분노는 이미 수십 년 전에 건널 수 있었던 요단강을 묘연하게 만들었고, 그러한 상황을 만든 것은 이스라엘 자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심지어 그 땅을 정탐까지 하고도 원망과 반역으로 인해 다시 광야로 내몰려야 했던, 이스라엘과 모세는 다시 가데스로 돌아와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인지를 육체적인 눈으로만 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대상이나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길은 육체의 눈으로 볼 때, 묘연한 길 같고, 세상의 길은 가장 빠른 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모든 길을 아시고 인도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임을 신뢰하며, 다만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합니다.
이스라엘과 모세의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에돔 왕은 냉정하게 거절합니다. 심지어 만일 에돔 땅을 지나가려고 한다면 군사를 동원하겠다고 선포하고, 실제로 에돔 왕은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나와서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영토로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섭니다(18-21). 모세의 말과 같이 이스라엘과 에돔은 형제이고, 자신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않을 것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스라엘을 대적으로 간주하고 막아섭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지 않고 불순종한 이스라엘과 모세에게 그 어떤 길도 형통하게 열리지 않습니다. 모든 인간적인 수단을 동원하여도, 하나님께서 열어주시지 않으면 결코 열리지 않습니다. 내 눈에 "곧 되는 일", "될 수밖에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시면 지푸라기 하나도 누릴 수없습니다. 육적인 눈으로 보기에는 에돔 왕이 이스라엘의 길을 막아선 것으로 보이지만, 약속의 땅이 인간적인 방법과 수단을 사용하여 빨리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사람의 생각으로는 느리지만 인내하며 끝까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결국 주어지는 것입니다. 에돔 왕은 이스라엘에게 "내가 칼을 들고 나아가 너를 대적할까 하노라"하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에돔은 이후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오바댜 선지자는 "네가 네 형제 야곱에게 행한 포학으로 말미암아 부끄러움을 당하고 영원히 멸절되리라"고 선포하며, 이스라엘을 가로막은 에돔이 결국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멸망받게 될 것을 예언하였습니다(옵1:10). 자신에게 아무런 피해를 끼칠만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를 감정적으로 악하게 한 것에 대한 심판을 받은 것입니다. 모세의 요청은 국제적인 상황으로 볼때에도 충분히 받아줄만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아모리족속이 강성해지며 에돔과 모압을 위협하고 있었기에, 만일 에돔 왕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면, 에돔과 모압을 통과한 이스라엘이 아모리족속과 싸워아면 요단강에 이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에돔으로서도 군사를 동원하지 않고도 아모리족속을 견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에돔 왕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은 모세의 말과 같이 형제이면서도 자신들이 홀대받았다고 생각하며 이스라엘과 모세를 시기하고 감정적으로 대하였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피해가 가지않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시기심이나 질투, 혹은 미움때문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만일 그것이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로막거나 거역하는 일이라면 나는 지금 너무도 큰 죄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에돔으로 지나가지 못한 이스라엘은 가데스를 떠나 우회하여 호르 산에 이르게 됩니다(22). 이스라엘이 우회한 것은 군사력이 에돔에 비하여 약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미 하나님께서는 에서의 후손인 에돔족속에게 세일 산을 중심으로 한 땅을 그들의 기업으로 주셨고(창36:1-9), 기업으로 주신 형제의 땅을 탐하거나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였기 때문입니다(신2:4). 비록, 멀리 돌아서 가는 길이었지만 이스라엘과 모세는 순종의 길을 택하였고, 전쟁보다는 평화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 길 위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다시 "아론은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가고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에는 들어가지 못하리니 이는 너희가 므리바 물에서 내 말을 거역한 까닭이니라"고 말씀하십니다(24). 이는 결국 아론의 죽음이 므리바에서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아론은 호르 산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직분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넘겨짐으로써 유지되었습니다. 그의 죽음에 백성들은 삼십 일 동안이나 애곡했습니다(29). 아론의 죽음과 그의 아들 엘르아살의 제사장 직분에 대한 위임은 하나님의 약속이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과 섭리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임을 확인하게 합니다. 지도자중 한 명이었던 아론도 피해가지 못하는 불순종의 결과인 죽음을 보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신과 원망의 가데스 바네아를 떠나 약속의 땅으로 가야 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진정으로 믿고 따라야 할 대상은 모세도 아론도 미리암도 아닌 하나님 한 분뿐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모세는 회중이 보는 앞에서 호르 산에 올라 아론이 입었던 대제사장의 옷을 벗겨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입힙니다(28). 아론의 죽음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매우 큰 상실감을 안겨다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회중이 보는 앞에서 그의 아들 엘르아살이 대제사장으로서 위임을 받은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순종이 결코 하나님의 주권적인 약속의 성취를 가로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또한, 이는 에돔과 같은 그 어떤 족속도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해 예비하신 길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미리암에 죽음에 이어 모세와 아론의 불순종, 그리고 아론의 죽음,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하나님만이 진정한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시며 순종해야 할 분이라는 것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어디로 갈까 근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아십니다. 나는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지금 말씀에 순종하면 됩니다.
<나의 기도>
하나님, 원망과 불평의 자리에서 결국 지도자를 잃고 애곡하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게 하셨습니다. 빨리가는 길로 행하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지 않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끝까지 인내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