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원의 아침묵상 / 2017. 7. 20 (목)
■ 민수기 18:1-7
[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나의 동역자 ]
하나님께서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레위 자손 아론의 가문 만이 제사장으로서의 거룩한 성직을 감당할 수 있음을 선포하신 후에, 아론에게 성소에 대한 죄와 제사장의 직분에 대한 죄를 함께 담당해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1). 이는 곧 레위인 이외의 사람들이 성소에 들어와 성물을 만지거나 혹은 하나님의 거룩성과 영광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 제사장으로서 개인적인 죄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드려야 할 제사 등의 책무에 대해 가볍게 여겨 불성실할 경우에 발생되는 모든 결과에 대하여 책임지게 하신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이나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하는 일은 모두 지도자의 책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우신 종에 대한 권리와 명예를 허락하셨지만 맡은 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매우 엄중하게 물으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야고보 사도는 이에 대하여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 받을 줄을 알고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약3:1). 결국 거룩한 성직을 맡은 자라할지라도 죄 아래에 놓은 연약한 피조물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도바울은 "기록된 바 의인은 하나도 없다"고 하였습니다(롬3:10). 즉, 거룩한 성직을 맡은 자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가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는 "여호와의 성막에 가까이 나아가는 자마다 죽사오니 우리가 다 망하여야 하리이까"라는 백성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신 것입니다(17:13). 제사장 아론의 가문과 레위인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거룩한 직분을 수행하게 되었지만, 그것은 영광스러운 직분이면서도 동시에 목숨을 내건 위험한 직분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제사장들이라도 아무때나 성소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론이 성소에 들어오려면 수송아지를 속죄제물로 삼고 숫양을 번제물로 삼고, 거룩한 세마포 속옷을 입으며 세마포 속바지를 몸에 입고 세마포 띠를 띠며 세마포 관을 쓸지니 이것들은 거룩한 옷이라 물로 그의 몸을 씻고 입을 것이며, 이스라엘 자손의 회중에게서 속죄제물로 삼기 위하여 숫염소 두 마리와 번제물로 삼기 위하여 숫양 한 마리를 가져갈지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레16:3-5). 이는 하나님께서 성별하신 제사장이라도 반드시 정한 날, 즉 대속죄일에 속죄제를 드리고 구별된 제사장의 옷을 입고 정결하게 한 후에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원한 속죄제물이 되어주셔서 오늘 더 이상 그러한 종교적 예식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더라도 율법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하나님 앞에 받은 직분을 받은 자로서 합당한 생활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도 책임질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제사장으로서의 증거의 장막에서 직무를 수행할 때 그의 형제인 레위 자손들로 하여금 돕도록 하십니다(2). 그러나 그것은 레위 자손이 법궤가 있는 지성소와 성소 안으로 들어가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제사장이 성소의 직무와 제단의 직무, 즉 성소 안에서 거룩한 기물들을 다루고, 성소 밖 제단에서 직무를 수행할 때에 레위인들은 성소 밖에서 있어야 했습니다. 그들은 성소 안에 들어가서는 안 되며 성소 뜰에 있는 제단을 범할 수도 없었습니다. 오직 성소 밖에서 아론의 자손들이 제사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자로서 부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사장과 레위 자손의 직무, 더 나아가 레위 자손과 모든 지파들에게 맡겨진 직무가 그들에 대한 수직적인 서열과 지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직분은 높고 낮음을 의미하지 않으며, 다만 모든 직분이 하나님의 주권에 따라 주신 것이므로 각자의 직무에서 서로 돕고 협력할뿐, 고유한 직무의 영역을 서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사장의 직무나 그들을 돕는 레위인의 직무나 모두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거룩한 나라와 백성으로 세워져가는 곡 필요한 사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직무를 충성되게 감당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교회의 모든 사역이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고, 모든 것을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방관하는 것은 스스로 하나님께서 주신 직무를 져버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주어진 자리에서 내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일이 공동체 전체를 살리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반대로 하나님께서 주신 직분을 세상적인 관점에서 보고 사욕을 채우는데 이용하거나 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며 사명을 저버린다면 공동체는 병들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게 주어진 직분을 충성되게 감당해야 할 것은 내 자신의 영광이나 직분 자체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환란과 핍박을 받을지라도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계2:10). 이는 장차 하나님의 나라에서의 영광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면류관은 승리자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충성하는 자에게 생명의 면류관을 주신다는 것은 내세의 약속만이 아니라 현세에서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승리하게 될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직무가 무엇이든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이 되도록 충성되게 감당하는 믿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레위인들은 제사장을 돕는 사역을 감당하되, 성소의 기구와 제단에 가까이 하여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하십니다(3). 또한, 레위인들이 제사장과 합동하여 장막의 모든 일과 회막의 직무를 감당하되 다른 사람은 가까이 하지 못하도록 명령하십니다(4). 성소안의 모든 기물들은 관유를 발라 거룩하게 구별된 것으로서(출30:22-23), 오직 기름부음을 받은 제사장만이 관할 하도록 하셨으며 제단에서 향을 피우거나 제사를 드리는 일도 제사장의 고유한 직무였습니다. 그러므로 합동하여 모든 일을 감당한다는 것은 분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사장이 고유한 업무에 집중하고 성실히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종이 가난하여야 기도하고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맡겨진 사역을 충성되게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하나님과 같이 된 교만한 자의 말입니다. 앞으로의 일을 섣불리 예측하며 하나님께서 세우신 종의 사역을 스스로 제한하고 감독하는 일은 그 누구의 권한도 아니며, 하나님께서 어느 누구에게도 그러한 역할을 맡기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는 '돕는 자'로서 '합동'하여 최선을 다해 세우신 종들이 고유한 직무를 감당하도록 하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선교현장의 자비량선교를 핑계삼아 하나님의 성전에서 오로지 직무를 감당해야 할 목회자들이 세상의 일터에 나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풍조는 '합동'해야 할 신앙공동체에 정하신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돕는 자로서의 직무태만이며, 하나님 앞에 돕는 자로서 세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직무태만을 한 자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죄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레위인을 붙여 제사장을 돕도록 하신 것은 제사장의 선물이며, 동시에 제사장의 직분 역시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선물은 사랑하는 자에게 조건없는 은혜로 주시는 것입니다(5-7). 레위인이 제사장들의 선물이 되는 것은, 레위인을 하나님의 소유로 삼으셨기에, 하나님의 소유인 것을 주어 제사장을 돕도록 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제사장은 자신들을 돕는 레위인들을 자신의 소유처럼 주종관계로 대하거나 사사로이 부려서는 안 되었습니다. 제사장도 제사장을 돕는 레위자손도 하나님의 소유이며, 원소유주인 하나님께 선물로 받은 동역자를 소중히 여기며 존중할 때에 아름다운 공동체가 세워져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기도>
하나님, 세상의 관점에서 받은 직분을 높고 낮음이나 귀천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게 하시고,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맡겨진 사명을 충성되게 감당하여 아름다운 공동체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서로 비난하며 불평하며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원소유주인 하나님께 선물로 받은 귀한 동역자임을 기억하며 존중하며 배려하며 서로 사랑하며 아끼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