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sdiy 님 너무너무 감사해요.
어제 인싸체험을 한 기념으로 새벽에 집으로 기어들어왔다. 흥분된 마음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바로 잠이 오지 않았고, 냉동실 문을 열어 아이스크림을 2개정도 해치운 뒤에 잠에 들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힘겹게 눈을 뜨니 원래 11시에 가족 외식이 예정되어있었는데 이미 12시를 지나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래 계획한 곳 말고 다른곳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에 안심을 하고 여유있게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온가족이 집을 나섰을때 씻기 시작해서 욕을 먹었다.
상쾌하게 씻고 나오니 우리집 강아지가 자기를 냅두고 나간다는 걸 눈치 챘는지 사방팔방 오줌을 싸놨다.
이번에 테러당한곳은 부모님 잠자리와, 현관문 앞.. 다행이 부모님께서 방수포를 깔아둔 덕분인지 이불은 안전했다. 원래는 쇼파에만 방수포를 깔아놨는데 잠자리에 자주 싸는지 안방에도 깔아놨다. ㅋㅋㅋ 이게 뭐야
(사진은 찍어놨지만 차마 우리 집 개 오줌 사진을 보여주는건 이상할듯 싶다.)
어쨋든 가족중 한사람이 오줌을 모조리 치우더니 데리고 나가자고 하였다.
왠지 내생각에는 이렇게 오줌을 싼 상태에서 데리고 나가면
강아지 입장에서는
나를 냅두고 나간다. 오줌을 싼다. -> 데리고 나간다
이렇게 학습할것 같으니 놔두고 가자고 했지만 씨알도 안먹혔고 결국 데리고 나갔다.
하긴 10살이 넘었는데 이미 학습할 시기는 지난 것 같으니 뭐 ..
알았다고 하고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밖으로 향했다. 우리 가족은 차를타고 예정된 고기집으로 향했다. 시간이 13:00 쯤 되어서 그런지 고기집에 사람이 무척 많았고, 주문을 하기까지 오랜시간 동안 대기를 했다.
한명은 밖에서 강아지를 돌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대로 먹기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고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 탔고 집으로 바로 향할줄 알았는데.. 다른곳으로 가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그곳은.. 백화점 같은 곳이라고만 이야기 하겠다.
난 솔직히 지겨워 죽겠다. 이제는 내 손으로 그 곳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묵살되었고 우리 가족은 그 백화점 같은 곳을 향해 갔다.
이곳으로 간 김에 어제 비를 맞고 온 옷을 그대로 입었더니 나의 향긋한 몸에서 쾌쾌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어쩔수 없이 한 매장에 들어가 티셔츠 한장을 구입했다. 입고 나올려고 했는데 피팅룸에 줄이 너무 길었고, 나는 구입한 옷이니깐 화장실에서 갈아입기로 결정하고 튀어나왔다.
화장실로 들어가니.. 이곳도 줄이 너무 길었다. 아니 무슨 .. 왜.. 다들 ... 아..
(더러운 표현은 자체적으로 삭제했습니다.)
나는 빨리 갈아 입고 싶은 마음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고,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은 더 심각한 표정으로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금방 나오니깐 먼저 들어가면 안되겠냐고.. 라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나의 과거 경험으로 봤을때 지금 상황에서 새치기하면 좋은 소리는 안하기 때문이다.
주변을 왔다갔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창고를 발견했고 조심히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는 창고 였다.
바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고, 내 몸을 향해 킁킁 거려봤지만 더이상 쾌쾌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리고 내부에서 돌아다니는데 어벤져스 상품들이 여러군데에 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건 마블 코믹스!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향했고 블랙팬서를 손에 쥐고 잠시 읽어보았다.
초반 내용인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못본 내용이었고, 캡틴아메리카가 블랙펜서 한테 발린 내용이 있었다. 다음 내용이궁금했지만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따스한 시선에 뒤통수가 쓰라렸다. 블랙펜서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뒤로하고 빵사러 갔다. 아까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 이게 또 들어갈까? 싶었지만 손쉽게 들어갔고, 냉동보관하라는 점원의 말이 쓸모 없게 되었다.
이제 건물밖으로 나와서 아늑한 집으로 향하는줄 알았는데 .. 이상한 산책코스로 향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고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졌다. 분명히 아까는 비도 오고 그랬는데 .. 따스한 햇살이 내몸을 감쌌고, 나는 더워지기 시작했다. 내표정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 가족들의 발걸음은 멈출생각을 하지 않았고, 중간중간 사진을 찍을때마다 썩소를 지으며 함께 했다. 이 산책을 하게된 원흉인 강아지는 내마음을 모르는지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녀석이 점점 귀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귀여워서 쪼물락 거려주고 싶다.
비가 온뒤에 날씨가 좋아져서 그런지 주변이 또렷하게 보였다. 좋은 것을 보면 좋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던거 같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느꼈다.
걸어가면서 제일 힘들었던것은.. 걸어간만큼 다시 돌아와야한다는게 제일 괴로웠다. ㅠㅠ... 생각보다 먼거리를 이동한 뒤 그곳 정수기에서 메마른 목구멍을 채울 수 있었고, 발바닥이 아파왔지만 다시 힘을 내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씻고 부모님과 여러가지 대화를 하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산책은 좋은데 적당히 하자. 뭐든 적당히 해야한다. 아 글쓰면서 생각하니깐... 암튼 적당히 하자!!!
어쨋든 온가족이 피곤했는지 ㅋㅋㅋㅋ 다들 기절했고, 눈을 떳을때는 이미 저녁시간이 지나있었다.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일어나서 멍때리다가 쌀밥에 밀린 내가 라면을 끓이기로 결정되었다. 난 순순히 라면을 끓였다. 물론 물을 평소보다 조금 더 넣었을뿐 ㅎㅎㅎㅎ. 살짝 싱거운 라면을 먹은 뒤 이렇게 하루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책상도 없고 마우스도 없는 상태에서 가방을 책상삼아 글을 쓰는데 아 타자치는데 자꾸 터치패드를 건드려서 중간중간 글이 날라가서 즐겁고, 허리가 아파서 즐겁다.
평소에 사용했던 컴퓨터 책상과 마우스.. 그리고 살짝 휘어져 있는 의자가 그립다고 생각이 들었다. 역시 행복은 가까운곳에 있는데 이를 못느끼는 것 같다.
오늘이 비록 힘들었던 하루지만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니 행복한 하루 일것이라고 생각이 들게되었다. 그래 행복한 하루였다.
제목을 "가족 같은 하루", " 강아지와 함께한 하루".. 여러가지 제목이 떠올랐지만. 행복한 하루로 기억하고 싶어졌다.
어쨋든 이제 여유가 생겼으니 밀린 피드 여행가야겠다. 확인해보니 내 보팅파워가 90% 이상이다. 이게 행복한 하루를 보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