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asbear 입니다. 한가지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11월 11일은 무슨날 일까요?
한국 사람들에게 11월 11일이 무슨날이냐고 하면, 대부분 "빼빼로 데이" 라고 대답합니다. 혹여는 "농업인의날" 이라고 대답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대답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맞습니다. 11월 11일은 한국인에게 그리 특별한 날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과자회사에서 자기들의 마케팅에 이용해도 큰 문제가 없는 날이기도 하지요.
중국사람들은 11월 11일을 광군절 (솔로의 날)이라고 부르면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어마어마한 쇼핑을 즐긴다고 하는데, 이또한 상업성의 절정을 보여주는 한가지 예인것 같습니다. 이날에는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 11월 11일이, 영국 및 영연방 국가에서는 전혀 다른 정말 특별한 날입니다. 이날은 "Armistice Day" 혹은 "Remembrance Day" 라 불리는 날인데,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비슷한 날입니다. 11월 11일은, 제 1차 세계대전의 종전일입니다. 세계적으로 900만명 이상의 병사들이 사망한 1차 세계대전은 1918년 11월 11일에 종전 되었고, 수많은 국가들에서 파병된 수많은 병사들이 희생 되었습니다. 이들을 기리기 위해 전세계의 영연방 국가들이 이날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11월 11일이 되면, 전세계 많은 사람들은 제 1차 세계대전중 희생된 군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영국 사람들은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 2분간 묵념을 합니다. 또한 11월 11일이 되기 몇주전부터 가슴에 빨간 개양귀비 조화를 달고 다닙니다. 여자들은 브로치를 달기도 하고, 자동차에 달기도 합니다.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날이라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이날은 전국적으로 수많은 행사가 있습니다. 마을, 도시 이곳 저곳에 양귀비 화환이 놓이고, 희생병사를 기리는 자선 행사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깜짝 놀란것은 런던타워 주변의 풀밭이 붉은 양귀비로 장식 된 장면 이었습니다. 너무나 가슴 뭉클한 장면이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영령기념일에 대해 몰랐지만, 그 강렬한 감동의 여파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차츰 알아가게 되었거든요. 화려함과 사치스러운것만 쫓지 않고, 고마운 선조들을 기리는것에 국가와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빼빼로가 1차 세계대전 희생 병사를 기리는 일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구하기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병사들을 추모하는 날을 함께 추모할 수 있다면 우리모두에게 좀더 뜻깊은 날이 하루 더 생기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의식 변화지만, 사회가 좀더 성숙해가는 작은 한걸음이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1월 11일이, 사소한 막대과자 같은것에 신경쓰는 날이 아니라, 세상을 구한 영웅들을 한번쯤 떠올리며 고마워 할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에서는 11월 11일 영령기념일에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병사들도 함께 추모합니다. 그러니 우리도 마음으로라도 자리를 빛내었으면 합니다.
좋은 한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