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쓰기/여담] 대학에서 인문학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

Words
221
Reading
1 min
Listen
Play
8y

글을 읽기 전에 퀴즈 하나.

  • 아래 그림들 중 사람이 그린 그림을 하나 찾아보세요.

요즘은 대학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게 뭐 그리 중요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중요한 건 논리적-수학적 사고가 아닐까? '양', 즉 정량적 사고. 정량적 사고는 그야말로 사칙연산 수준에서부터 작동하기 때문에 과정에서 하나라도 틀리면 결론이 틀린다.

인문학을 앞세우는 이들은 정량적 사고의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비슷하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것이 '질', 즉 정성적 사고이다. 정성적 사고가 필요한 지점은 양으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대목이다. 1000억이 999억보다 '더 좋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그런 대목 말이다.

일반적으로 돈은 더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일반적인 개인에게 1000억원을 갖는 게 999억을 갖는 것보다 더 좋을까? 1억은 큰 돈이지만, 999억에서 1억을 늘리기 위해 소용되는 (가치를 계산하기 어려운) '시간'을 고려한다면? 이런 식의 기회비용은 양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질'이 강조되어야 하는 지점인 것.

인공지능에 대해 더 파고들면서 느끼는 놀라움은, 인문-예술 전공자가 보여주는 허술함이다. 앞서 말한 '비슷하면 같은 것'이라는 사고, 또는 '유비(analogy)'에 바탕을 둔 사고가 많이 눈에 띈다. 이 경우 인공지능이 수학적-논리적으로 작동한다는 본질은 간과되고, 상상에 의거한 과장이 앞선다. 오히려 공학자의 논문은 저자가 탐구할 수 있는 능력 범위에서 세세하게 따지는 꼼꼼함을 보여준다.

어제 소개한 논문 "CAN: Creative Adversarial Networks, Generating "Art" by Learning About Styles and Deviating from Style Norms"를 읽으면서 든 짧은 소회이다.

아, 물론 인문학은 중요한데, 제대로 가르칠 사람이 대학에 거의 없다는 게 함정이란 말을 하고 싶었던 거다.

  • 참, 퀴즈의 답은, 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