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문학, 예술, 역사 같은 분야에서 발전(!)이 더딘 이유는 과학적 사고와 훈련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이를테면 자료를 실증적으로 선별해서 다루는 법, 신뢰도 높은 자료를 서로 비교해서 평가하는 법, 그렇게 가공된 자료를 자기 관점으로 해석하는 법 등을 좀처럼 훈련하지 않는다는 거. 아마 역사학 분야에서 가장 잘 하고 있는 작업일 텐데, 타 영역으로의 담론 확장성(곧 영향력)은 좀 떨어지는 듯하다.
작금 '과학이 곧 교양'이라는 모토가 확산되고 긍정되고 있다.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과학, 즉 인간이 자연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쟁취한 앎들의 총체 및 그 앎을 유지 보수하고 갱신하는 태도들의 집합, 이것을 무시하고 인간과 삶에 대해 논하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실증은 무시하고 부정할 영역이 아니라 배워서 발판으로 삼을 영역이다. 과학 교양 대중의 확산을 기뻐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