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앎 및 그 앎에 도달하기 위한 태도이다. 과학책은 그 과정과 도달점을 적어 놓고 있다. 따라서 호기심이 있는 존재라면, 즉 인간이라면 누구나 과학책을 읽고 싶어 한다. 과학책 읽기는 쉬운 작업이며, 호기심을 채워가는 놀이이기도 하다. 저자들마다 쉽게 설명하고 어렵게 설명하고의 편차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기 눈높이에 맞는 저자를 만나는 건 그닥 어렵지 않다. 최근에 과학책을 읽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현상은 한국 사회도 이제 자연에 대한 앎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징표라고 본다. 이는 사회 발전의 지표로도 여길 수 있으며, 당분간 지속될 현상이다. 이 기회에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과학책을 출판한 관계자분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한국 사회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계신다.
그 다음은 뭘까? 과학이 인문 교양으로 정착하고 난 다음에는 독자는 어떤 방향을 원하게 될까? 내 생각엔 일단은 역사가 되겠지만, 궁극에는 철학이 될 거라 본다. 철학이야말로 극단의 지적 모험이 이루어지는 자리이며, 과학 다음(meta - physic)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그에 위배되지 않는 한 마음껏 생각해 보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가. 철학사를 공부하는 건 그런 생각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일이다. 생각의 대가들을 만나보는 일이다. 그러나 마침내는 자기 혼자 생각을 펼쳐보는 일이 가장 즐거우리라. 단, 그저 공상하는 게 아니라 자연에 대한 앎을 바탕으로 해야 제대로 된 생각이라 할 수 있겠다. 말하자면 남에게 들려줘도 좋을 만한 생각. 다른 철학자의 이름값을 빌리지 않고 펼쳐지는 생각의 만찬이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단계를 형성하리라.
출판(꼭 종이책 말고도 여러 방식이 있겠다)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새해 맞이 영업비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