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엔 눈이 쌓이도록 내리면 동생이랑 눈사람을 만들었다. 아파트 주차장에다 커다랗게 만들어 놓고 언제 사라질까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
요 며칠 눈이 많이 내렸지만, 오래전 그때처럼 소복하게 쌓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눈사람도 작은가 했더니 최근 몇 년간 어린아이 키만 한 눈사람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오늘 만난 눈사람은 내 손바닥만 했다. 아담한 크기에도 있을 건 다 있다. 눈, 코, 입은 얇은 나뭇가지로, 두 팔은 그보다는 조금 더 굵은 나뭇가지로 표현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재밌었다. 코는 피노키오처럼, 입체감 있게 꾸몄다.
누가 만든 건지 고마웠다.
담벼락 위에 누군가 만들어 둔 이 꼬마 눈사람을 내일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