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it에 처음 쓰는 글이다. 사실 블로그 운영은 커녕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아서 이곳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으론 독서 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 한다.
항상 새해가 되면 이번 해엔 더 많이 읽고 많이 쓰자고 다짐하는데 지키는 게 쉽지 않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는 데 보내고 막상 내가 계획한 일을 실행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항상 읽거나 쓰는 일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이번 해를 맞이하면서 내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다. 하나는, 일을 그만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당분간 일을 구하지 않을 거란 다짐을 했단 거다.
온전한 하루, 완전하게 내 것으로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읽어 보려 한다. 장르는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읽고 싶은 책을 읽을 것이다. 단,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전작 독서는 끈기 있게 시도할 것이다. 읽기에 그리 어렵지 않으며(물론 그 의미를 다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내 삶에 시사하는 바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먼저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었다. 수록된 에세이 중 책과 같은 제목인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고 느끼는 게 많았다. 심지어 오랫동안 품고 있던 퇴사의 꿈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좋은 구절을 인용해 본다.
다수의 노동이 가치 있는 이유는 일이 좋은 것이어서가 아니라 여가가 좋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전으로 문명에 피해를 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공정하게 여가를 분배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의 인간은 모든 일이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자체를 목적으로 일하는 법이 없다.
우리는 생산에 관해선 너무 많이 생각하고 소비에 대해선 너무 적게 생각한다. 그 결과로 우리는 즐거움의 향유나 소박한 행복에는 별 중요성을 두지 않으며 생산을 그것이 소비자에게 주는 기쁨에 근거해 판단하지 않는다.
러셀은 게으름을 찬양한다. 그리고 즐거움의 향유나 소박한 행복에 집중해 보라고 말한다(그러려면 정말 기본소득이 필요할 것 같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은 마치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듯 보인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고 실제로 퇴사하기까지는 반년이 좀 안 되는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일을 그만두는 건 쉽지 않았다.
요즘에는 <행복의 정복>을 읽고 있다. 말 그대로 행복에 관한 내용이다. 러셀은, 행복은 정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한다. 아무 노력 없이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주어지지 않는 게 행복이며, 어떤 노력을 하면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지 책에서 제시한다. 어제는 15장 '폭넓은 관심 튼튼한 인생'을 읽었다. 이 장에서 러셀은, 보다 중요한 관심사 때문에 생기는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는 여러 분야에 관한 폭넓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인생이 피로하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일을 하면서는 (한 가지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 외의 취미 활동이라고 할 만한 것을 거의 하지 못했다.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조차도 몰랐다. 다시 직장을 구하기 전까지, 나는 평생을 가져갈 만한 고귀한 취미를 만들 것이다. 나의 어떠한 의지로도 일할 수 없는 그 시기가 찾아오면, 남은 시간 동안 나를 지탱해 줄 것은 지금 만드는 취미, 그리고 그로부터 형성된 가치관 같은 게 아닐까. 나는 독서로 그 취미를 대신해 보려 한다.
<행복의 정복>의 14장은 무려 '일하는 사람이 덜 불행하다'이다. 당분간 이 장에서의 가르침은 무시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그동안 너무 수고했으니까.
첫 글은 <행복의 정복> 15장 '폭넓은 관심 튼튼한 인생' 중 좋았던 부분의 인용으로 끝맺는다. 사진으로 찍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도 지정해 놓았던 구절이다.
인생의 폭이 협소할수록, 우연한 사건이 우리 인생의 모든 의미와 목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