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daegu sinchen.
추석 명절 연휴의 마지막날을 보내면서 소회를 적어본다. 추석은 음력으로 팔월 보름을 일컷는데 아마도 농경사회에서 가을의 가장 중심에 있는 시절로 첫 수확의 기쁨과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라 여겨진다.한 해 중 가장 넉넉하므로 먼저 조상님께 감사드리고 이웃과 수확의 즐거움을 나누고 다가올 추위를 위해 옷가지를 새로 준비하는 시기이다.
추억을 더듬어보면 명절날 아침은 항상 아버지와 목욕탕을 갔다. 부지런한 아버지는 새벽부터 나를 깨워 남들보다 먼저 깨끗한 탕에 들어들어가기 위해 보이지않는 타인과 경쟁하듯 서두르셨고 아침잠이 고픈 나는 마지못해 끌려갔던 기억이 있다. 새로산 녹색의 때밀이 타월은 까칠한게 내등을 뻘겋게 물들이고도 늘 그랬던것처럼 짱짱했고 목욕탕 마루에 앉아 먹는 바나나우유는 모든 시련을 잊게해주었다.
요즘은 여러가지 이유와 핑계로 뜸하지만 아마 중학교때까지는 아버지와 목욕탕을 열심히 다닌것 같다.
제사상도 예전 할머니가 힘쓰실때 보다는 많이 간소해졌다. 예전에 비하면 손님의 왕래도 부쩍 줄었다. 그 많던 음식은 제사 후손님들 손에 한봉지 두봉지씩 들려 나갔는데 음식이 줄어서 손님이 준건지, 손님이 줄어 음식이 준건지는 알수없다. 먹고살기 힘들다면서 들어주시는 덕에 나부터도 이핑계저핑계로 다니지 않으니 인지상정으로 모두 똑같다.
사람사는집에 손님이 들어야 된다던 할머니말씀이 그립다.
나이가 들어가며 명절도 예전처럼 즐겁지만은 않게되니 아쉬움도 크지만 역할이 달라지니 할수없다. 자주 못 찾아뵈어 죄송스럽고 남들처럼 큰소리 떵떵 치지못해 민망스럽지만 또 미래에는나아지리라 꿈꾸며 올 추석도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