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파J인베스트먼트 대표, Alpha J 입니다.
저는, 퀀트 투자 라는 투자 기법을 전도(?)하고, 이것으로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퀀트라는 것을 들어보신 분도 계실 것이고, 못 들어 보신 분들도 많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퀀트 (Qunat)란, 영어 단어 "Quantitative analyst"의 줄임말로, 오로지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수치 (숫자)에만 기반해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겁니다.
퀀트는 우리 나라에는 최근에서야 전파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미, 미국과 같은 금융 선진국은 퀀트의 계량투자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트레이딩을 하는 계정의 비중이 2008년경 절반 이상에 도달했습니다. 거진 10년이 지난 지금, 그 비중은 더 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요.
국내에서도 최근, 할 수 있다, 퀀트투자! 와 같은 책이나, 스마트베타와 같은 책이 발간되면서, 퀀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퀀트는 투자 기법에 따라 또 여러가지로 분류됩니다.
보통, 아주 짧은 기간 (하루, 한시간, 혹은 밀리, 마이크로초) 단위로 발생하는 주가의 패턴을 찾아, 그걸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초단타매매 퀀트 와,
기업의 재무제표와 같은 펀더멘털 (Fundamental) 수치에 기반해서 그걸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장기투자, 혹은 가치투자 퀀트 로 구성됩니다. 팩터 인베스팅, 혹은 스마트베타라고 부르는 기법도 보통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퀀트 라고 하면, 대부분 팩터 인베스팅, 혹은 스마트베타에 기반한, 장기투자 퀀트를 많이들 얘기합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주식에 거래세가 붙기 때문에, 초단타매매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환경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추후 포스팅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아직까지도 단순한 팩터 인베스팅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비효율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 퀀트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오늘 다룰 본격적인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과연, 이런 가치투자 퀀트, 스마트베타는 어디서 시작된걸까요? 왜 이런 방법이 수익을 낼거라고 사람들이 생각을 했고, 이런 방법을 발전시킨걸까요?
위 그림에 나온 사람은, 유진 파마 (Eugene Fama)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시카고 대학교 금융학 교수이며,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탄.. 경제학/금융학에서 아주 유명한 연구자입니다.
그가 이렇게 유명한 이유는, 그가 1965년에 작성한 박사 논문에서 최초로 주장한 "효율적 시장 가설" 이라는 이론 때문에 그렇습니다.
"효율적 시장 가설"이라.. 말이 참 어렵지요? ^^
수학적, 이론적인 내용을 다 빼고, 이를 정말 간단히 설명하면..
주가에 대한 정보는 모두 주가에 반영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주식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없다
라는 겁니다.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모든 정보는 공개가 되었던, 비공개가 되었던 어쨌든 모두 주가에 반영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정보가 시중에 공개 되면, 투자자들은 그 정보에 즉각 반응해서 삼성전자의 주식을 마구잡이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릴 것입니다.
설령 이 정보가 공개되기 전이라도, 그 정보를 아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들여서 주가를 올릴겁니다.
이렇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공개되든 비공개되든 주가에 모두 반영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를 분석해서 주가를 예측한다고 해도 그 정보는 주가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그 어떤 투자자도 어떤 정보로 어떤 분석을 하던지 간에, 초과수익을 낼 수 없다.
라는 것이 효율적 시장 가설의 논리입니다.
그래서 그는 주식 시장에서 더 큰 수익을 원하면, 확률적으로 주가의 변동이 큰 주식에 베팅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변동성, 혹은 위험 (Risk)을 그는 베타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베타가 높은 주식은 기대수익률이 높고, 베타가 낮은 주식은 기대수익률이 낮다라고 설명했었습니다.
언뜻 보면, 상당히 합리적인 가설입니다. 논리적으로 그럴싸 해보이는 가설이지요.
여담으로, 사실은 상당히 구멍이 많고, 반례도 너무나도 많은 가설입니다. 저는 이 가설을 믿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추후.. 다른 포스팅에서 상세히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본론으로 돌아와서, 유진 파마는 이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스타덤에 올랐고, 많은 사람들이 효율적 시장 가설을 추종하며 그를 교주처럼 떠받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논문이 발표된 이후 수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에 반발했습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너무나도 말이 안되는 가설이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990대 초반, 파마는 불편한 발견을 하나 하게 됩니다.
1963년부터 1990년 자신이 직접 미국의 주식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베타가 주식의 수익률과 전혀 상관이 없었던 겁니다.
왜 그런가 하고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해본 파마는, 다음과 같은 2개의 사실을 추가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그의 동료 프렌치 (French)와 함께, 논문화 해서 1992년에 발표하게 됩니다.
그 논문에서 그는 베타로 설명이 되지 않는 초과수익에는, 소형주 팩터와 가치주 팩터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주식의 수익률 = 베타 + 소형주 팩터 + 가치주 팩터
로 설명된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파마-프렌치의 3팩터 모델의 원리입니다.
왜 소형주 팩터와 가치주 팩터를 활용하면, 초과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먼저, 소형주의 경우,
성장 잠재력이 대형주보다 월등히 높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지금보다 시가총액이 2배 커지려면 약 300조원이라는 돈이 추가로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400억 소형주의 경우 시가총액이 2배로 커지려면 400억원의 돈만 추가로 들어오면 된다.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일어나기 쉬운 일이다.
비단 시가총액 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률 자체도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전자가 매출액을 2배 키우려면 250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더 내야 하지만 300억 정도 매출을 내는 소형주는 300억의 매출을 더 내면 된다. 이 역시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일어나기 쉬운 일이다.
저평가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 정보가 주가에 반영이 안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대형주는 보는 눈이 많다.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은 사람들이 많이들 아는 기업이기 때문에 주가에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달라붙어서 매 분기마다 보고서를 내고, 공시가 나면 사람들이 이에 즉각 반응해서 주가에 반영한다. 즉, 대형주 시장은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소형주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든 정보가 반영이 되어 있지 않을 확률이 크다. 즉, 소형주 시장은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고, 이 말은 저평가된 주식이 존재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위와 같은 근거로 초과수익을 내는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치주의 경우, 저PBR 주식은 저평가되어 있을 확률이 있다 이 한마디로 설명이 됩니다.
PBR이 낮은 주식의 경우
둘 중 하나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전자에 해당하는 주식의 경우, 매수하면 초과수익을 낼 수 있고 후자의 경우 매수하면 큰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손실이 날 수도 있지요.
파마-프렌치가 분석한 데이터에 의하면, 저 PBR 주식의 수익률이 좋았다고 합니다.
이 말은, 전자에 해당하는 주식들이 많았다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즉, 이유없이 저평가된 주식이 많았다는 말이고 = 이 말은 시장의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말이 됩니다.
이것이 효율적 시장 가설을 부정하는 근거 중 하나로 사용될 수 있지요.
자, 과연 그럼, 실제로 한국 증시에서 파마-프렌치의 3팩터 모델을 검증해볼까요? 이 말이 진짜인지 확인해봅시다.
인텔리퀀트 스튜디오를 사용해 이를 시뮬레이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한국 증시에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시가총액 하위 10%의 주식을 매수하고, 1년 마다 리밸런싱 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CAGR (연평균 복리수익)은 16%로 집계됩니다.
다른 조건은 하나도 넣지 않고, 시가총액 하위 10%의 주식만 매수하는 전략을 취했는데도 16%의 복리수익을 거둘 수 있다니, 대단한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반대로, 시가총액 상위 10%의 대형주만 매수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 증시에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시가총액 상위 10%의 주식을 매수하고, 1년 마다 리밸런싱 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CAGR은 11%로 집계됩니다.
소형주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익률이네요..
이로써 소형주 팩터가 초과수익을 낸다는 것이 어느정도 검증은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엔, 가치주 팩터를 한 번 살펴볼까요?
한국 증시에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PBR 하위 10%의 주식을 매수하고, 1년 마다 리밸런싱 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CAGR은 무려 20%로 집계됩니다.
단순히 PBR 낮은 주식만 매수한 것 뿐인데, 대가들이 낸다는 20%의 복리수익을 내다니, 참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
반대로, PBR이 높은 주식(성장주)를 매수하면 어떤 결과를 얻을까요?
한국 증시에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PBR 상위 10%의 주식을 매수하고, 1년 마다 리밸런싱 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PBR 주식에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패가망신 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역시 프리미엄을 지불하려면 그에 맞는 대가가 있는지 명확히 따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가치주 팩터와 소형주 팩터를 결합하면 어떻게 될까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시가총액 하위 500개 기업 중에서, PBR이 0.2보다 큰 주식 중, PBR이 하위 10%의 주식을 매수하고, 1년 마다 리밸런싱 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역시, CAGR 20%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소형주 전략의 CAGR이 16% 였던 것을 감안하면, 팩터의 결합으로 초과수익을 얻었다고 설명할 수 있는 결과네요.
파마-프렌치의 3팩터 모델이 발표된 이후, 수많은 연구자들이 주식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팩터들을 하나하나 발견해내고, 논문화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대세였던 효율적 시장 가설을 제창한 파마가, 어떻게보면 자신의 이론을 뒤집는 논문을 발표한 셈이었고, 이것이 지금의 가치투자 퀀트, 혹은 스마트 베타, 팩터 인베스팅이라는 분야의 시초가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파마-프렌치 3 팩터 모델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