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네 놀러갔습니다
친구는 요가원 원장 샘입니다
식사는 밖에서 하고, 요가원으로 들어가 차... 아니 커피를 내렸습니다
보이시나요?
원두 굵기가?
네, 너무 굵고 투박해서 커피가 제대로 우러나지 않을 거에요
그러나, 그냥 그대로 내렸습니다.
귀찮아서 ㅎ
머얼겋게 내려지는가 싶더니
찻잔에 담으니, 탕약처럼 제법 찐해 보여요
친구는 물타서
저는 그냥 그대로.
찻잔에 두손 받쳐 마시는 드립 커피.
종이컵에 마시는 것보다 훨씬 맛있던데요~
그리고 친구의 딸래미.
길냥이였던 이 아이는 지금도 사람을 별로 안따른답니다
그러나, 멀리 가지도, 가까이 오지도 않고
함께 하듯 테이블 앞에 자리잡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도
어떤 사람이 오면 책상 밑으로 깊숙이 숨어 나오질 않고
어떤 사람이 오면 살짝 숨었다가도 이내 나와 다가와 냄새를 맡습니다
저도 무릎을 스치듯 지나다니는 걸로 봐서 꽤 호감을 보이니 좋습니다 ^^
그렇게 차를 마시듯
냥이 얘기도 나누다
방문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는 친구와 틈틈히 웃고 쳐다보다
이내 요가원을 나왔습니다
"안녕, 곧 또 보아~"
우린 오래 전, 요가샘과 회원으로 만났습니다
너무나 다른 가치관, 삶의 색깔이 너무 달라서
그땐 이리 오래 만나질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살갑게 서로를 챙기거나 많은 얘기를 나누며 공유한 시간도 별로 없는데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가끔씩 바라봐주며 세월을 지나온 것 뿐인데
지금은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얼마나 자주 연락을 하는지
요즘 구체적인 근황이 어떤지
별로 기억나지도, 묻지도 않습니다.
그저, 오랜만에 보아도,
밥은?
이 정도입니다 ^^
그런데, 만나고 뒤돌아서는 제 얼굴에는 미소가 번집니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하게 차올라 옵니다.
그냥...
여러분에겐 지금 어떤 친구가 있나요?
오래 소식 전하지 못한 친구가 있는지,
오늘은 카톡 목록 한 번 훑어야 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