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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반 스케치] 태풍 전야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

ai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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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부터 제주는 태풍 영향권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지난주엔 매일 호우 경보 문자를 받았다.
제주의 여름은 항상 이렇게 비와 태풍과 함께 시작한다.
이번 태풍은 쁘라삐룬, 다음 태풍은 마리아란다.
쁘라삐룬, 마리아.
마리아...
제주의 일상은 일 년 365일 바람 무장 태세지만 태풍, 특히 여름의 서막을 알리는 태풍은 위협적이고 무시무
시하다.
육지에서 살 때보다 훨씬 더 태풍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바람이 골목과 거리를 할퀴고 쓸고, 던지고 몰아대는 소리가 꼭꼭 잠가둔 창문 너머에서 들려온다.
안전한 걸 알면서도 그 소리를 들으면 불안하고 심란하다.
밖으로 나가기커녕 차를 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특히 바닷가 근처론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한다.
집을 나섰다.
태풍이 올 거라더니, 그토록 비가 오고 바람이 불더니, 웬일인지 오늘은 잠잠하다.
태풍 전야 아니랄까 봐.
함덕 서우봉 해변에 갔다.
구름은 얇고 낮게 깔렸고 파도는 세차게 밀려왔다.
해변에는 사람들이 없었고 나도 해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왼쪽의 함덕 방파제 쪽으로 갔다.
썰물일 때라 바다는 속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얗고 고운 모래와 푸르고 검푸른 해초.
바람이 불었다.
스케치만 하자.
바람이 더 불기 전에, 비가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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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2 드로잉: 누들러 렉싱턴 그레이 잉크

스케치를 마치고 하늘을 채색했는데도 바람은 아주 조금 더 불뿐.
하늘은 평온하기까지 했고 파도는 먼 바다로 모두 달아나 버렸다.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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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점점 더 바닥을 드러내고 나는 별 탈 없이 두 개의 방사탑과 저 멀리 언덕 위 방사탑까지 그림 속에
다 넣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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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태풍이 오기 전 그림 한 장을 남길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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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으로 돌아가 당분간 꼼짝 않고,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지.
제주도, 사람도, 나도 너도 이번 태풍에 아무런 피해가 없기를.
특히 제발, 곶자왈의 나무좀 쓰러뜨리지 말고, 사람들도 괴롭히지 말고.
알았냐, 쁘라삐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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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5 함덕 서우봉 해변 (다니엘 스미스 수채물감 / 세르지오 양장북 300g 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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