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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반스케치] 아저씨의 전망대는 _ 바농 오 름 37

ai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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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농 오름은 대나무숲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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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죽죽 오르막길로의 1코스와 둘레길 3코스 중 당연히 나는 3코스로 오르고 싶다. 내가 말이야, 평지로 걸어서는 이대로 쭉- 지구 한 바퀴도 돌 수 있는데 오르막길은 동네 뒷산도 죽
을 것 같다고.
"후딱 올라갔다 후딱 내려오는 오르막길이 좋지. 지난번에 둘레길은 절반 정도 갔었잖아. 같은 데 또
가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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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코스 둘레길로 앞서 걸었다.
삼나무 숲이 이어지는 바농 오름 둘레길을 걸으며 J는 여기 정말 좋다고 몇 번을 되풀이했다.
거봐, 오름은 원래 둘레길이 좋다니까.
하지만 둘레길이 끝나자 3코스도 오르막길인 건 매한가지.
뭔가 속은 기분이지만 어쩌겠나, 그냥 오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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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정상인가?"
아니, 저기 노란 깃발 펄럭이는 거 보이지.
거기 '아저씨의 전망대'에서 그림을 그려달래, 원오당님이.
굼부리를 돌아 '아저씨의 전망대'가 있는 곳에 도착해보니...
그 전망대는 제대로(?) 만들어진 전망대가 아닌 누군가(아마도 산불 지킴이?) 통나무를 잘라 전선과
케이블 타이로 엮어만들었다.
멋지긴 한데... 무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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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한다.
올라가면 안 돼!
아저씨한테 혼나면 어쩌려고.
"괜찮아. 올라가지 말란 표시 없잖아. 와, 여기 올라오니 전망이 제대로 보이네. 올라와봐."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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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바농 오름 정상은 나무들로 시야가 가렸다.
"그분이 왜 여기서 그리라는 줄 알겠어.
거기서 뭘 그리려고 그래.
아무것도 없구만." 왜 아무것도 없어.
눈앞에 보이는 걸 그리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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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이상한 사람이네.
여기 완전 좋구만."
그렇게 좋으면 거기 계속 있어.
"진짜 안 올라올 거야?"
......
그림 다 그리고 올라가 볼게.
사실은... '아저씨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그곳에서 보는 풍경에 반할까 봐 그림을 다 그리고 올라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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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저 위에서 왜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을까.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는 데다 '아저씨'가 정성스럽게 만든 것을 허락도 받지 않고 함부로 올
라가고 싶지 않았다.
J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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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농 오름 역시 멋지다.
다음에 아저씨가 계시면 허락받고 전망대에 올라가서 그려봐야.... 아, 용기도 필요해.
겨우 한 사람 앉을 높은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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