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생 M에게
누구보다 열심히 시험을 준비했던 너에게 몇 마디 위로를 하긴 했지만 끝내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들지 못했던 네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한숨 섞인 자학으로 대신 하던 네 모습이 안쓰러워서 이렇게 편지를 써. 지금 많이 절망스러울 거야. 하지만 M 너는 아직 젊고 그 자체로 빛이 나지. 나 역시 네 나이 정도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가끔씩 생각하니까.
가진 것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각자 주어진 삶의 무게는 다 비슷한 것 같아. 어줍잖은 말로 널 위로하려 드는 건 아냐. 그냥 오늘 위로 섞인 내 글을 편하게 읽어줬으면 좋겠어. 그러니 M, 우울하고 암울한 미래를 두려워하며 잠 못 이루는 너와 같은 청춘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나 역시 똑똑하지 못한 학생이었고 지혜롭지 못한 청년기를 거쳐왔어. 잠시 방심했을 때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 무기력과 우울증의 사막에서 긴 인생을 보내기도 했어. 네가 의지하는 나 역시 너만큼, 아니 너 보다 더 막막한 청년기를 보냈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견뎌냈으면 좋겠어. 막막하고 아프겠지만. 불안으로 잠을 못이루고 두려움에 잠을 깨는 날이 많을 거야. 그러나 그런 고통을 겪는 이가 결코 너 한사람 만이 아님을 말해주고 싶어. 30대가 훌쩍 넘은 지금도 나는 선택과 결단을 요하는 많은 순간을 만나. 그리고 그때마다 스물 네살, 스물 다섯살의 시간들을 생각하기도 해. 지금은 엄청난 사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일도 아닐 수 있음을 배우기도 했어. 내가 그때 끝내 공부를 완전히 접었다면 나는 운명을 평생 저주하며 살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그러니 잘 버틸 수 있을거야. 늘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