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는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지난 주 월요일부터)
자기 전에 기도를 올리듯 시를 한 편씩 소리내어 읽고 잠이 들 계획이었는데,
맘처럼 쉽지는 않다.
어젯밤엔 그냥 잠들어버려 방금 일어나서 해봤는데, 굉장히 좋은 사람이 된 기분이다.
음 그러니까 맑고 질 좋은 물을 마신 기분과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잡았는데
그 손이 꽤 촉촉하고 따뜻한 기분.
합치면 아무도 지켜 보지 않는데
파란 등이 켜지기를 꿋꿋이 기다려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넌 기분이다.
(나로선 최선의 표현)
어젯밤에 선택된 시는 황인숙의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평생 글을 다뤄 먹고 살고 싶은 사람 중에서도
나는 참 안 읽는 사람이라는 반성은 무엇을 읽을 때에야 겨우 찾아든다.
읽은 것과 배운 것이 모자라서 (언제나 넘쳐나는, 흐르는)
감정들을 헤집어 문장으로 빚어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일 뿐인가.
흠. 모를 일이다.
다만, 요즘의 나는 부쩍 안정을 원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삶에 대해 쓰는 일은 낯설고 어색하다.
(몸과 마음에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야 있지만)
푸성귀를 올린 현미 비빔밥처럼 썩 손이 가지 않는 것이다.
무언가 방도를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흘려 보내는 중.
하지만 "선택할 수 있다면 읽는 것과 사는 것 중 나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사는 것을 택하겠지.
느끼고 만지고 핥고 당하고 맞고 비난받고 찬탄의 대상이 되고, 결국은 사랑할 거야.
완전히 내던질 용기란 애초에 없지만 살금살금,
방과후에 입술에 색을 입히는 모범생처럼 그렇게." 라는
생각도 동시에 하는 중.
아... 나는 커서 뭐가 되려고?(아직도 성장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