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한다'는 달콤한 착각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같은 노래와 영화를 좋아한단 이유로 사랑을 시작해서
어이없이 끝나버린 적도 있지만
그 착각은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착각없이는 사랑도 우정도 도무지 불이 붙지 않았다.
점점 온도가 낮아지는 이 세상에서 감정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두렵고
귀찮고 버거워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남은 보루인 것 같았다.
착각이란 건.
아니 누가 서로를 100퍼센트 잘 알고 좋아할 수 있겠냐고.
난 사랑이든 우정이든 착각 마약에 취해 흠뻑 빠지는 걸 꽤 좋아한다.
꽤 드문일이지만.
한창 정신없던 시절엔 내 잠시동안의 컬러링을 듣고
'누자베스!' 라고 단번에 알아맞췄단 이유만으로 친구가 된 적도 있었으니까.
어쨌든 우리는 모두 바보이기에 그럭저럭 이렇게 잘 살아갈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냉소적 어린이는 방안에 있으라고 명령한 뒤 명량한 어린이를 불러
좋아하는 것들을 쉴새없이 떠들라고 한다.
그러다보면 우연히 걔와 걔 사이에 가늘고 빨간 선이 연결될 수도 있으니까.
아니면 말고.
우주에서 무언가 단 하나를 동시에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그건 마치 기적같은 거니까.
요즘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