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writing] 퇴사, 여유, 그리고 나의 단상들.
단언컨대 지금껏 내 인생에서 18년 2월만큼 선명했던 적은 없었다.
모든 감정과 생각들은 내 필터를 통과하며 체화되었고 진하게 각인되었다.
좋은 점도 많았지만 사실 감당 못할 것 같았던 감정도 많았다.
자극이 되는 좋은 사람을 만났다.
그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 대신,
나에게 변곡점이 되었던 그 순간순간 마다,
또 무심히 보냈던 일상 속 내 옆에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
특히 응집적으로 시간을 쌓아온 12월, 1월, 2월, 매일을 함께 보냈던 시간들에 감사한다.
누군가의 삶을 가까이 볼 수 있는건 흔치 않은 귀한 경험이다.
정말 많이 울고 웃고 배울 수 있던 시간이었다.
여러 번의 작은 성공과 몇 번의 실패를 통해 무엇보다 근력을 키운 것 같다.
다시 할 수 있는 근력.
더 이상 짤 것이 없는 마른 수건 같은 척박한 마음은
이내 곧 물을 듬뿍 머금고 촉촉해졌다.
더불어 세게 꺾여 부러져버릴 것 같은 마음은
부러지는 대신 유연함을 얻어,
어느 시점마다 탄력적으로 세상을 대했다.
내심 내가 그런 마음을 갖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랍고 감사했다.
문득 오늘 문득 이렇게 한 해가 스쳐지나가는 건 왜일까.
이제서야 새해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걸까.
한 해를 돌아볼 마음의 틈이 생긴걸까.
사진은 카메라 속 아무렇게나 흩어져있던,
무심히 방치했던 어느 날. 그리고 또 어느 날들.
사진 속 평범하고 특별한 날들의 공기, 온도, 이야기,
음악, 느낌, 바람마저 너무 생생하다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