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기 힘든 아침이 있다.
파김치처럼 축 처지는 저녁도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자연스레’ 자연을 찾는다.
물론 나도 그렇다.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와 일상의 지겨움을 벗어나 산에 오르고,
바다에 몸을 담근다.
아니면 그저 꽃을, 나무를 바라보기도 한다.
전자파대신 청량한 봄바람만이 가득한 공간,
몸과 자연 사이에는 아무 것도 없다.
자연의 에너지만이 나를 채워주는 짜릿한 순간이 있다 분명.
나무에 핀 꽃을 바라보니 어쩐 일로 또 짠해지는 것일까.
곱고도 예쁜 것들을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코끝이 찡해온다.
어릴 때는 꽃이 예뻐도 웃고,
강아지가 귀여워도 웃더니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예쁜 것,
이 귀여운 것 거리다가 괜시리 눈 앞이 부옇게 흐려진다.
진짜 늙은이같음.
그런 내가 우스워 괜히 또 웃기도 하지.
누가 보고 있으면 참말 이상한 여자네 할 것 같아서.
눈꺼풀 몇 번 감았다 뜬 것 같은 시간이 흐른다.
씻어내지 못할 설움들과 화는 어데가고
바뀐 계절이 반가운 마음에 맺혔던 멍울이 봄눈처럼 녹아 내린다.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는 자연이 고마웁다.
계절을 반겨 피고지는 꽃들, 뺨을 스치는 바람,
비 온 뒤 흙냄새와 같은 것들.
틈틈이 돌아다니며 더 친해지고 싶다.
혹시 아나, 말벗이 없어지는 순간이 되면 나무에게 말을 걸지도.
그 나무가 날 위로할지도.
**마크다운은 @kyunga 경아님 포스팅을 참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