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오늘처럼 푸근한 날씨였다. 홍대에서 어떤 여자애와 데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녀는 귀여웠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하루 종일 홍대거리를 함께 걸었던 것은, 나중에 내가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이 거리를 다시 올 때 길을 헤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일종의 예행 데이트였다.
몇 달 뒤, 정말 내 이상형이라 생각되는 사람과 연인이 되어 그곳을 다시 걸어보았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첫 번째 데이트가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살다보면 행복할 때도 있다만 보통은 자신이 기대했던 방식으로 찾아오지 않을 뿐더러, 당시에는 그 순간의 가치를 모르는 경우도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