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백이 젊었을 때의 일이다. 밤길을 걷던 중 얼굴이 창백하고 눈이 움푹 패인 남자를 만났다. 정백이 그 인상을 괴이하게 여겨 누구냐고 묻자, 그 남자는 본인이 귀신이라고 대답했다. 정백은 태연스레 거짓말로 답했다.
"나도 역시 귀신입니다."
"어디로 가는 길인가?"
"완시(宛市)로 가는 길입니다."
"나도 지금 완시로 가는 중일세."
그들은 함께 몇 리를 걸었다. 귀신이 말했다.
"걸음이 너무 느리니 우리 서로 번갈아 업고 달리면 어떻겠나?"
송정백이 답했다.
"그렇게 합시다."
귀신이 먼저 송정백을 업고 몇 리를 간 뒤 말했다.
"자네는 굉장히 무겁군. 아무래도 귀신이 아닌 것 같아."
정백이 말했다.
"나는 얼마 전 귀신이 되었기 때문에 아직 몸이 무거운 것입니다."
송정백이 귀신을 업었는데 몸이 무척 가벼웠다. 그렇게 몇 번 씩 번갈아 업어 주다가, 정백이 물었다.
"나는 신참 귀신이라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귀신은 무엇을 제일 무서워합니까?"
귀신이 대답했다.
"뜨거운 햇빛과 사람의 침이 제일 무섭지."
작은 내천이 나와 송정백은 귀신을 먼저 건너가게 한 뒤 귀를 기울여 들어 보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송정백이 건너기 시작하자 물소리가 났다. 귀신이 물었다.
"왜 귀신이 건너는데 물소리가 나지?"
"나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제대로 건널 줄 모르게 때문입니다. 너무 탓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아침 무렵 완시에 도착했다. 송정백은 귀신을 어깨에다 메고 단단히 움켜쥐었다. 귀신이 소리를 질러 댔다.
"내려줘! 햇빛이 무섭단 말이야!"
송정백은 시장에서 햇빛이 제일 많이 내리쬐는 곳에 귀신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귀신의 얼굴에 침을 뱉자 귀신은 살찐 염소로 변했다. 송정백은 시장의 푸줏간에 살찐 염소를 천오백 냥을 받고 팔아 넘겼다. 당시 석숭이 이 일을 이렇게 평가했다.
"송정백은 귀신을 팔아 돈을 벌었다네."
- 출처 : 수신기(搜神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