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자전적 소설] 6편

admljy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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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를 만났던 이년 반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난 군인이었다. 난 카투사였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있었지만 끽해야 영화를 보고 밥을 먹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그녀를 좋아했던 감정의 정도가 어느 수준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좋아해서 사귄 첫 여자 친구였던 데다가 군인이었기 때문에 쉽게 헤어질 수 없어 그냥 만났던건지 아니면 가끔은 마음을 후펴 파는 데가 있었는지. 제대하면 결혼하자는 이야기는 몇 번인가 했었던 것 같고 굳이 섹스를 위해 했던 거짓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마 그저 그런 습관과 제법 불타는 감정 사이 어딘가 어중간하게 있었을지도 모른다.

상병 시절 대구로 내려가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 한 달 간 훈련을 받았다. 좁은 내무 반에서 미어터진 인간들 땀 냄새를 맡으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한달 내내 침대에 누을 때나 깰 때나 생각나는 것은 그녀와의 섹스였다.

마침내 훈련이 끝나고 외박을 나갔다. 늦은 밤 그녀를 만났고 시간도 돈도 없어 낡은 DVD 방을 갔다. 영화를 보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 바로 앞 선반에 꽂혀 있던 영화 「아멜리에」를 골랐는데 카운터에 있던 여자 종업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얼굴이 시커먼 촌스런 머리 스탈일의 군인이었던 나와 그 영화가 꽤 어색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한 달 동안 억눌린 욕정을 그녀에게 풀었고 사정 후 두 시간을 늘어지게 잤다. 눈을 떠보니 아직도 영화는 상영 중이었다. 화면에서는 왠 못생긴 전라의 프랑스 여자가 그로테스크한 표정을 짓고 누워 있었다. 근데 MS는 그 장면을 보며 울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무엇을 느꼈던 걸까?

나중에 결국 그녀와 헤어졌다. 반년 뒤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는데 내가 그 사이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말하자, 다음 날 전화를 하고는 내가 참으로 밉다고 말하더라. 다시 그녀를 찾게 될 일이 없을 것으로 여겨 미안하다고 짤막하게 답하고 통화를 끊었다.

몇 년 뒤 어떤 여자 아이에게 지독하게 차이고 도저히 정신을 수습할 수 없어서 과거에 만났던 모든 여자들에게 연락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MS는 가장 오래 만났던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바뀐 연락처를 알아낼 수가 없었고, 그녀가 울었던 것이 기억 나 DVD 방에 가 혼자 그 영화를 다시 보는 것으로 연락하는 일을 갈음했다. 그후로 지금도 가끔 목을 매고 싶은 기분이 들 때면 그 영화를 보곤 한다.

그녀가 울었던 이유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다만 만약 섹스가 외로움이라는 병을 치유하는 약이라면 나는 그녀에게 위약을 팔은 사기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그녀와 더 만나서 결혼을 했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둘 다 이성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그 상태로 일생 동안 서로의 성기를 독점하며 살았을 것이다. 나는 적당한 직장을 다니며 가장으로서 책무를 다했을 것이고 그녀도 아내로서 충실했을지도 모르지. 매우 평범하게 말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볼수록 더 좋은 사람 만나 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이 든 현대인들의 착각이다. 모든 연구 결과는 여기에 반한다. 현재의 파트너는 과거 만났던 이들의 장점만을 모은 완벽한 존재와 늘상 비교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녀와 계속 만났다면 나는 영원히 여자를 만족시키는 법을 몰랐을 것이고, 내가 침대에서 헛짓거리만 하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 역시도 오르가즘이 무엇인지 죽을 때까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非자전적 소설] 6편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