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변호사 시험 발표가 불과 3일 남았네요.
어제 글 나의 한심한 변호사 시험 합격기 1편 - 탈락에 이어 오늘은 재시 후 집에서 백수 생활을 하고 눈치밥을 먹으며 적었던 글을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나는 법학에 재능이 없다. 하지만 LEET(법학적성시험)라는 정체 불명의 시험 점수는 꽤 잘 나오는 편이었다.
로스쿨 입학을 위해 LEET를 준비할 무렵, 나는 몇 명의 사람들과 스터디를 했다. 스터디 원들은 나이가 많았고 그 중 한 명은 적어도 마흔은 되어보였다.
그 아저씨는 LEET와는 잘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냥 맞으라고 던져주는 문제, 평균적인 수험생이라면 틀리는 것이 더 이상한 쉬운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으니까.
어느 날 우리는 다같이 학원에서 모의시험을 봤다. 시험이 끝나고 답을 맞춰보는데 그 남자가 내게 시험을 잘 봤냐고 물었다. 고작 스물 넷에 정신적 성숙도는 그 이하였던 나는 대뜸 잘봤다고 답하고 내 점수를 알려주었다. 표정이 일그러지더라. 감추려고 애썼지만 그 감추려는 기색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형언할 수 없을만큼 괴로운 표정이었다. 그는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고 두번째로 나이가 많았던 스터디 원이 그를 급히 따라나갔다. 둘은 한참인가 이야기를 나누고 한참 뒤에야 들어왔다. 그 남자의 얼굴에서 얼핏 눈물이 보였다.
그 남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10년 넘게 사법고시를 하다가 안 되서 새 희망을 품고 로스쿨에 뛰어든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직장을 더 다닐 수 없어서 반 강제로 다른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사람이었을까. 먹여살려야 할 처자식은 있었을까. 자기 아들이 남들만큼이라도 살며 고생하지 않길 바라는 부모가 있었을까. 혹은 자신의 처지로 인해 멀어진 친구가 있었을까.
그 남자는 그날 이후 스터디에 나오지 않았으니 내가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제 나도 나이가 든 터라 그때 그 남자가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그때를 떠올리며 화내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나는 어른이 되었다.
단...... 그때...... 그 눈물의 의미를 몰랐기 때문에...... 나는 평범한 어른 밖에 되지 못했다.
- 2014年 1月 14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