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크림힐트의 복수는 끝이 났다. 그녀는 무사히 궁궐로 돌아왔으나 그녀를 수행했던 수많은 훈족 전사들은 그렇지 못했다.
옥좌에서 시름하던 아틸라 왕은 크림힐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고개 숙이지 않고 아틸라 왕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얼굴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전 남편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는 분노와 치떨리는 배신감이 아틸리 왕의 머리를 파고 들었다. 다시 생각할수록 더 괴롭다. 위대한 왕의 남은 생은, 떨쳐낼 수 없는 감정과 생각에 깊이 중독되어 하염 없이 자극 받으며 고통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아틸라 왕은 고개를 떨군채 말했다.
"나는 저리도 끔찍한 여자는 다시 보고 싶지 않구나."
그러자 백전의 노장이자 훈국 제일의 현자라 불리는 객장 힐데브란트가 칼을 뽑아 크림힐트의 목을 재빨리 잘라버린 뒤 말했다.
"다시 보지 않을 여자라면 그냥 지금 죽여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그런 멍청한 표정 짓지 마시고 정무나 보시고 다음 왕비는 좀 제대로 된 사람으로 뽑으십쇼. 한 번 더 이런 일이 생기면 우리는 정말 망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