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은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뭔가 지적으로 날 고양시키고 끊임 없이 앞으로 나가게 해줄.
그러다 예전에 읽었던 논문 한 구절이 떠올랐어요. 머리가 좋은 여자일수록 섹스를 할 때 지금 파트너에 집중하지 않는 경향이 있데요. 강간을 당하거나, 집단으로 관계를 가지는 상상을 하거나 또는 흑인과의 관계를 떠올린다던가. 그걸 정말 실행하느냐, 거기서 느낄 수 있느냐와는 완전히 별도로 그게 상당히 흔한 판타지래요.
그 이야기가 떠오르자 너무 불쾌해졌어요. 저도 알아요, 여자는 여자이지 성모님이 아니죠.
정말 자신에게 맞는 사람이 있을까요. 자신이 바라던 이미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 경우에 따라서는 딴 생각도 하고 더 심하게는 유혹당하기도 하는 그런 인격체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 중 한 명과 오십 년을 넘게 맞추어 사는 게 가능할까요?
이런 이야기 참 찌질한거 알아요. 그래도 오랜 시간을 두고 관찰할 생각이에요. 정말 오랜 시간을.
- 2010년, 어느 찌질한 20대 결혼 비적령기 남자의 소심한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