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겐의 노래] 발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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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들은 금번 훈국을 가는 일행 중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죽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요정들은 하겐의 칼에 모조리 죽어야 했다. 목이 잘린 그녀들의 붉게 충혈된 눈은 진실을 말하면 자비를 베풀겠노라고 약속한 하겐에 대한 원망과 공포가 차 있었다.

실상 하겐은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그는 처음부터 요정들을 죽일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당초 짜증스러움을 못 이겨 그녀들을 불에 태워 죽일 생각이었지만 예언의 대가로 곱게 목을 잘랐을 뿐이다.

그는 그날 새벽 배에 승선한 미사를 집전한 사제의 멱살을 잡아 강물에 던져 버렸다. 발치까지 늘어진 사제복을 입은 그는 거친 물살에 휩쓸려 죽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놀랍게도 능숙하게 강변까지 헤엄을 쳐 살아남았다.

모두 죽는다. 단 한 명도 살아돌아올 수 없다. 하겐은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