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강자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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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y

종종 내 블로그에 등장하던 사람이 있다. 군 시절 후임이다. S대 총학생회장을 하고 언론을 화려하게 장식한 졸업 파티를 열었던, 그 힘든 군대에서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책을 읽고 일병 때부터 골프를 치러 다녔다는 그 사람 말이다. 게다가 미남자에 만능 스포츠맨이라 범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

제대 후 우연치 않게 버스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그 후임 이야기를 하며 참 잘난 놈들이 많다는 말을 했다. 내 동창도 공감하더라. 너무 잘난 사람들이 많아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던지며 말이다.

그게 딱 8년 전 일이다. 재밌는 건 사업가로서 크게 성공한 친구는 내가 우러러보던 그 후임이 아니라, 당시 버스에서 내 말에 공감했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이다. 내 군대 후임은 아직도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인상도 예전보다 많이 사나울 뿐더러 얼핏 후문으로는 수익도 변변치 않다고 한다.

성공했다는 이 동창 녀석도 꽤 재밌는 놈이었다. 처음 옆 자리에 앉았을 때, 자기 집이 한 달에 세금만 천 만 원을 넘게 낸다며 거들먹거리곤 했다. 공부를 잘 했음에도 재미로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가 걸려 경찰서를 간 적도 있었다. 이것만 들으면 전형적인 부잣집 망나니 같지만 나는 이 녀석이 착하고 따뜻한 놈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의외로 정말 겸손한 면도 있었고. 어린 시절 부린 객기가 그 사람의 본질은 아니니까.

아직 삼십대에 불과하니 또 어떤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만, 내가 두려워하던 그 후임과, 그냥 재밌는 놈 정도로 생각했던 내 동창의 비즈니스 성패를 가른 것은 아마도 그 성품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 2017년 3월 7일 쓰다

※ 거진 1년 전 글을 재업로드한 것입니다. 종전 글에 보팅해주셨던 분들은 이 글이 아니라 다른 분들 포스팅에 보팅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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