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쬐려고 병원 앞 벤치에 앉아 있는데 귀여운 싸움 소리가 들렸다.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는 남자와 문병을 하러 왔거나 간호를 하고 있는 여자. 젊은 연인들이다. 저 꽃 철쭉이야, 알아? 아니야, 영산홍이야. 나랑 내기할래? 내기 할까? 소원 들어주기? 뭐 이런 사소한 다툼이다. 그 꽃이 영산홍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나는 물끄러미 못 들은 척을 하면서 누가 이기나,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누가 이겨도 좋은 싸움이니까 누구든 이겨서 상대방의 소원을 들어주라고 그렇게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사랑을 두고 하는 싸움은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