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시험을 잘 치른다는 것은 한정된 시간과 환경 내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숨을 죽이고 기다리며 시작과 동시에 단거리 장애물 뛰어넘기를 하듯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어 내려가야 하는 시험! 저는 많이 싫어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에서도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도 항상 들었던, “시험은 잘 봤어?”, “그 점수로 대학 가겠어?” "그 점수로 취직은 하겠어?”의 질문들은 조금씩 소보단 외양간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저에게 심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순간부터 시작해 사회에 나갈 나이가 되었을 때 여태껏 즐비했던 시험의 연속을 통해 저는 기어코 ‘시험형 인간’이 되었지요. 시험을 잘 친다보단 (그랬으면 좋겠네요.....) 시험범위 내에 있는 커리큘럼만 따라가는 인간. 이미 시험이 자기통제의 팬옵티콘의 역할을 수행하여 시험범위에 벗어난 공부를 하게 되었을 때 불안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인간이 되어 있더군요.
‘시험형 인간’의 함축적 특징은 특정 행동의 쓸모와 쓸모없음이 어떤 기호적 의미를 가지는가에 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최근 목도되는 현상 중 기호에 대한 기이한 집착 중 하나인 막무가내 스펙 쌓기는 지나친 경쟁에 의해 부추겨 진 것일 수도 있으나 ‘시험형 인간’의 양성 또한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시험이 누군가를 판단하기에 아주 간편하고 저렴한 척도이긴 하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토익, 오픽, 각종 자격증 등 스펙 쌓기의 근간을 이루는 대부분의 시험들은 획일적인 시스템의 시험이라는 제도를 통하고 또 이것이 반복됨에 시험이 지니는 기호에 대한 집착을 더 강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시험공부도 좋지만! 공부 = 시험 준비의 틀을 벗어나 평범한 사람이 시험에 벗어난 공부를 해도 불안하지 않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