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작가이자 여성학도인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 (A room of one's own)에서 여성의 억압된 역사를 되돌아보며 집필활동을 하기 위해선 자신의 방과 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 했습니다. 이는 예술을 창작하기 위해선 누구나 경제적 자유와 개인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지요.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생각도, 사랑도, 잠도 잘 이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매슬로의 욕구단계설과 유사하게 물질적 궁핍에 시달리는 이들은 자신의 내면에 오롯이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죠.
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학교 인근에 원룸을 구해 대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중 금전적인 걱정에서 자유로운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많습니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전전하며 대학생의 삶을 살아간다 보단 대학생이 되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지요.
최근에 서울에 올라와 원룸을 얻었습니다. 닭장처럼 작은 방들의 원룸이 즐비했고 거기엔 안타까운 청춘들이 꼬깃꼬깃 접혀 있었어요. 어쩐지 방으로 돌아가는 젊은이들의 슬픈 얼굴은 집으로 돌아가는 이의 표정이 아니더군요. 골목길을 배회하는 그들은 길고양이처럼 음지로 내몰렸던 것 같았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1929년 10월 24일에 출간 되었다고 합니다. 약 100년이 다되가는 시간이 지났지만 어쩐지 좁은 방에 삶을 전전하고 있는 안타까운 젊은이들의 모습은 자기만의 방이 가지는 의미와 억압이 다른 모양새로 계속 진행되고 있고 또 그것이 정말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가늠케 하는 것 같아요.
원룸. 우리는 엄청난 발전과 진보를 이루어 냈지만 약 100년이 지난 시간동안 이 작은 원룸하나 편히 쥐어주지 못했던거 같습니다. 이것이 사회의 탓일 수도 개인의 탓일 수도 혹은 모두의 탓일 수도 있으나 빌딩이 하늘을 찌르고 첨단기술이 어딜 가나 있는 이 시대와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