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오, 될 수 없습니다.
큐레이터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에 이 글에서 다루는 큐레이터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높은 스팀파워로 특정 글의 보팅금액을 올려줄 수 있는 유저.
이와 같은 기준을 삼은 이유는 스팀잇은 누구나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강점으로 자라온 SNS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글의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보팅금액을 올려줄 수 있는 큐레이터가 스팀잇이 내세우고자 하는 강점에 부합한다 생각하여 위와 같은 기준을 삼았습니다.
팔로워가 많아 글의 가시성을 높여 주는 큐레이터도 있을 테고 여태껏 쌓아온 신뢰성을 기반으로 더 큰 목소리를 내어 가치를 높여 주는 큐레이터도 있겠지만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엔 스팀잇 생태계 내에선 필연적으로 스팀파워가 많은 사람에 기댈 수 밖에 없기에 위와 같은 기준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스팀파워를 구매할 여력이 있으면 YES, 없으면 단호히 NO입니다.
꾸준히 활동하여 스팀파워를 늘린다면 큐레이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라고 질문하시는 분이 있으실 것 같아 사례를 하나 들겠습니다. 미국 스팀잇 커뮤니티에 @anomadsoul 유저는 2017년 4월에 가입하여 꾸준한 활동을 통해 top 300 most followed steemians에 등극 했습니다. 이 사람이 글을 쓰면 매 글 최소 $100에서 $300까지의 보팅금액이 달리죠.
이 유저는 @haejin님에게 인사를 올리는 글에서 자신의 모든 스팀파워는 여태껏 글을 통해 벌어들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OP 300 팔로워에 선정된 유저가 약 지난 2년간 벌어들인 스팀파워는 임대받은 스팀파워를 제외하고 총 6,014의 스팀파워입니다. 이는 풀보팅을 하였을 때에 $1도 올리기 힘든 양의 스팀파워입니다. 물론 중간에 벌어들인 수익을 다른 곳에 사용하였을 경우도 있지만 그것을 감안해 10,000의 스팀파워를 가졌다고 해도 풀보팅이 $2도 미치지 못하지요.
훨씬 더 풀이 작은 KR 커뮤니티에서 순전히 글만 써서 큐레이터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스팀잇은 얼마나 공평한 곳일까? 생각을 하다가 순전히 노동대비로 견주어 봤을 때 정말 말도 안 될 정도의 심각한 격차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지난 2~3달 동안 벌어들인 총 수익이 스팀파워로 환산 했을 때 150 스팀파워 가량이 되는데 이 속도로는 10 년은 더 해야 겨우 $1를 찍을 수 있는 6000 스팀파워를 모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이게 절대 작은 수치는 아니지만 다른 물고기 및 고래분들에 비하면 절대 큰 수치도 아니지요. 스팀잇에서의 노동은 바깥세상의 최저임금에도 훨씬 모자란 수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직 스팀잇의 생태계를 통해서 스팀잇을 평가한다는 것은 웃긴 이야기이긴 하지만 반대로 스팀잇의 생태계를 통해서만 바라본 스팀잇이 기형적인 모습이다 는 외부의 힘을 들이지 않고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힘들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회로 나가면 최저임금이 있습니다. 노동이 사회로 환원되는 가치를 어느 부분 보장해 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최저임금만 받게 되어도 괜찮은 식사는 하지 못할지라도 편의점에 가서 도시락은 사서 먹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최저임금이 보장되어 있기에 좁은 방에 춥고 배고프게 지내더라도 굶어 죽지는 않을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스팀잇은 생존에 직결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바깥세상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비자발적 참여를 하게 되지만 스팀잇은 상당부분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지요. 저는 그렇기에 스팀잇 내에서 오치님의 짱짱맨 태그와 같은 최저임금이 생태계 유지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이 없어 편의점에서 흔한 도시락 하나 사먹지 못하면 언젠가 굶어 죽기 때문이지요.
스팀잇. 언제까지나 좋은 점만 내세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지금 현존하는 SNS에서 최고라고 해도 단점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분명하게 개선해야 할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투자자만을 위한 위치에서 스팀잇을 이어나간다면 큰 그림을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랜만에 찾아왔는데도 이렇게 또 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