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밧줄
손이 미끄러워 죽게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
밧줄을 갉았던 것이 될까?
몸을 굽히고 앉은 자세로
매일 밤 자라나는 거친 군살을
차가운 쇠로 자르고 갈았던
그 연약한 손은
결국 딱딱한 모서리를 없애 버려
자신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일까
하얀 종이위로 수북이 쌓인
곱게 빻인 것들은
항상 제 각기의 비명을 가졌었다
부드러운 손을 가지면
누군가를 쓰다듬어 줄 수 있다는
착각의 칼날이,
앳된 마음을 도려내고
내 구원의 밧줄을 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