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래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친구와 술은 오래 익을수록 좋다고 했던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남들에게 미처 보이지 못하던 나의 모습들을 드러내며 쉽게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나도 미처 몰랐던 나의 불안이나 걱정이 고개를 쳐들지 않는다.
사람 사이에서 아무리 웃고 떠들어도 거리감을 만들던 그 보이지 않던 벽에서 자유로워지는
니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애초에 내가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그럴까.
아무런 염려 없이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이란것은 축복 그 자체처럼 느껴진다.
오랜만에 그 축복 속에서 헤엄치다가
문뜩 집에서 걸려온 전화에 서둘러 전철을 탄다.
9시 좀 넘어 들어간다 했는데
어느새 곧 11시다.
처음부터 이쯤 들어간다 했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또 무슨 걱정을 했을까.
어서 오래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