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내기를 했다.
종목은 배드민턴이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난 특수교사다.
그렇다고 특별한 것은 없다.
장애학생들은 나와 전혀 다르지 않다.
장애학생들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
다만 "장애"라는 용어만이
이질감을 줄 뿐...
사람은 똑 같은 사람일 뿐이다.
민들레가 민들레이듯이...
학생들은 느리다.
배드민턴을 배울 때에도 조금 느린편이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우리는 웃었고, 즐겁게 배드민턴을 즐겼다.
우리는 초보였고,
배드민턴 공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나는 학생들과 일부러 내기를 한다.
그래야 승부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티나지 않게 내 편에 서툰 학생을 넣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도록
다함께 즐기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나는 졌다.
나는 졌고, 아이스티 두 잔을 샀다.
나는 졌고, 아이스티 두 자을 샀지만,
기분이 좋았다.
즐거웠으면 된거다.
떠들고 잘 놀았으면 된거다.
나는 겨우 아이들이 그동안 받은 상처에
0.01 정도만 보팅을 한 셈이다.
점심식사 후, 다시 수업에 들어갔다.
한 학생이 나에게 카페라테를 한 잔 주었다.
뭐고?
선생님 생신이라서 샀어요.
그래? .............. 고맙다. 잘 마시께.
예! ㅡ
얻어 마신 것은 나인데...
나에게 카페라테를 사준
그녀석이 더 좋아한다.
아까 나에게 아이스티를 얻어 먹은 녀석이다.
그래, 살 줄 도 알고...
거의 처음으로 학생에게 차 한 잔 얻어마셔보았다.
카페라테는 참 달았다.
교내 카페에서 종종 학생들에게 커피나 음료를 사준다.
내 한 달 용돈은 20만원이지만...
학생들 커피 한 잔 사 줄 수 있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다.
나는 참 행복한 교사이다.
내가 이렇게 착하고 멋진 학생들을 만나고
서로 추억을 쌓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나에겐 너무나 멋진 행복이다.
행복한 감정과 기억을 스팀잇에 박제해 본다.
훗날 힘든 시간이 오더라도,
이 날의 감정과 행복감을 다시 돌아보며
그 시간을 이겨내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