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너 때문에 나는 보드라움을 알게 되었다
너 때문에 나는 울고 웃었다.
너 때문에 나는 꼼지락거림을 느낄 수 있었지.
너 때문에 딱딱했던 내 얼굴엔 미소가 번졌고
너 때문에
나는 먹지 않아도 배부르단 말을 알게 되었지.
아가야.
니가 아플 땐 세상이 멈추었고
엄마 아빠는 공기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나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아빠가
엄마를 더불어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랬을 것 같다.
너 때문에
엄마와 아빠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니가 세상에 태어나 준 덕분에
너 덕분에.
너 덕분에 나는 손가락 손 잡는 감격을 알았고
너 덕분에 나는 와락 안기는 기쁨을 느꼈지.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러운 흐뭇함과
행복이란 무엇인가 조금 더 알게 되었지.
너 때문에 너 덕분에
엄마와 아빠는 세상을 좀 더 알게되었지.
아가야.
가끔 아빠는 생각한다.
니가 자라 세상에 나갈 때즘에
엄마와 아빠가 흘리게 될 눈물은
기쁨의 눈물일까
슬픔의 눈물일까
니가 자라 우리 곁을 떠날 때에는
엄마와 아빠가 느끼게 될 감정은
아쉬움일까
기대일까
대견함일까
가끔 아빠는 너를 안았을 때의
촉감을 어디론가 고스란히 저장해 두고 싶다
침대에 누워 잠자기 전
너희들이 엄마와 아빠의 얼굴을 만질 때
나에게로 달려와 폭 하고 안길 때
작은 숨소리와 함께 곤히 자는
너희들의 천사 같은 모습을 볼 때
이모든 감격과 행복을 다음에 또 느낄 수 있을까.
아가야.
너 때문에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는 말을 알았다
너 덕분에 일상이 주는 행복한 시간을 느꼈다
아가야.
이렇게 엄마와 아빠가 세상을 알게 해주어 고맙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2019년. 4월. 어느 날, 어느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