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는 흙수저다.
우리 동네는 아직도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는다. 내 고향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다. 30년 전에도 그랬고, 20년 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우리 집은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다. 나는 가난이 부끄럽고 싫었다. 대학생이 되어도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만 해도 300만원이 넘는 한 학기 등륵금은, 우리 집에서는 너무 부담되는 돈이었다. 하지만 20살의 나는 그것을 몰랐다. 그 돈의 무게가 얼마나 큰 것인지.
그 원인을 생각해봤다.
그래, 나는 철이 없었다. 세상이 어떤지도 몰랐고,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시는지 몰랐다. 무엇보다 나는 술마시고, 친구들과 공차는게 좋았다. 거의 매주 공을 차고, 술마시고 내 마음대로 살았다. 학사 경고가 2번 날아왔지만, 나는 아무 생각이 없던 놈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나는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소속감? 그게 뭔데?
맞다. 나는 소속감을 느끼길 원했다. 동아리에서도, 친구 관계에서도... 모임 자리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겠지만... 나는 군중 속에서 외톨이가 되는 것이 싫었다. 나는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했다. 하지만 나이가 먹고, 지금와 생각해보면... 참 쓸데없는.. 정말이지 부질없는 모임에 내 시간을 쏟아부은 것 같다. 소속감? 외로움? 그게 뭐라고....
외로움과 마주하다
군대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색"이란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다. 하루 종일 북한 땅만 쳐다보며 할 것이 없었다. 첫 사랑 생각이며, 친구들 얘기도 하루이틀이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근무를 하는 동안, 어떻게 살까? 나는 무엇을 하며 돈을 벌며 살까? X발 놈에 흙수저 인생, 나는 어떻게 해야 행복할까?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시작했다. 그래, 나는 뒤늦게 철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외로움과 싸우다.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했다. X라 많이 했다. 노가다에서 부터 시작해서... 각종 아르바이트... 결론만 말해 얻은 것이 무엇이냐? 바로 나는 돈에 구애를 받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걸 원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노가다를 하며 다칠 때는 부모님 원망도 많이 했고,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며.. 내 삶에 대해 투정 부리며 동정받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그럼 과거와 변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혼자"가 되었다. 동아리? 모임? 친구? 그런 관계 거의 다 끊기 시작했다. 쉽진 않았다. 하지만 정말 이대로 살다간, 내 삶이 엉망이 될 것이 뻔했다.
외로움을 즐기다.
학사 경고 2번 받았던 돌대가리는 도서관에 살기 시작했다. 뒤늦게 대학도 꼴등으로 들어갔다. 학기 중에 맨날 도서관에 살았다. 방학이 되면 노가다 하러 갔다. 그렇게 4년... 솔직히 안 하던 공부를 하려니... 엉덩이가 쑤셨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도서관에 제일 먼저 출근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꼈다. X발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싶다가도..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장학금을 수시로 받게 되고... 나는 수석 졸업을 했다. 만약 내가 혼자가 되지 못했다면.. 나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성공의 비밀?
일단 나에게 성공이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 걱정을 안 하는 것이다. 그게 흙수저였던 나에겐 가장 큰 성공의 개념이다. 하늘이 도왔는지, 결국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외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집에서 뒷바라지 해줄 형편도 안된다. 하지만 이런 플랑그톤 삶에서 벗어나려면, 나는 그 외로움을 이겨야 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무료로 공부방법에 대해 강의를 했다. 내가 서울대를 간 것도 아니고, 수십억 재산을 모은 것도 아니지만, 나처럼 혼자서 성공해 보려고 애쓰는 학생들이 혹시나 있을까 해서다.
후배들이 말한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고... 그러면서 친구 생일, 술자리, 엠티... 등 여러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공부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일이었다. 노가다에서 아저씨랑 욕짓거리해가며, 땡볕에 타 죽을 것 같고... 아스팔트 위에서 지나가는 차에 치일 일도 없고...
여기 이 스팀잇에서는 참 성실하고, 하고잽이인 청년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일부 젊은 친구들이.... 가끔 자신이 억지로.. 혹은 은연중에 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핑계를 스스로 만드는 것 같은.. 그런 경우가 많았다.
성공의 자격은 본인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