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되니 오히려 삶의 패턴이 이상하게 꼬였다.
한창 바쁠 땐 늦어도 12시 전엔 무조건 잤는데 요즘은 다음날 할 일이 없으니 새벽까지 빈둥빈둥.
새벽 3시가 넘어서 잠들어도 습관 때문에 언제나 기상은 8시.
일찍 일어나도 멍해서 집중이 안 되는 기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침엔 어영부영 스팀잇하고, 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훅...
점심엔 한남동에 일이 있어 큰맘 먹고 나갔다.
다행인 건 집에서 바로 이태원 가는 버스가 있다는 것.
좀 돌아갔지만, 간만에 버스를 타니 기분 전환은 됐다.
아무 생각 없이 커피를 계속 마셨는데, 생각해보니 빈속에 커피 세 잔!
이때부터 컨디션이 완전히 꼬여버렸다.
안그래도 요즘 커피 때문에 몸이 많이 상했는데, 젠장!!!
깊은 멀미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
데드라인이 오늘인 작업이 있어서 겨우겨우 컴퓨터를 붙잡고 작업을 끝냈다.
커피 때문인지, 일하기 싫어서인지 머리가 깨질 것만 같은 밤.
어째 한심한 백수 생활인 것도 같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충전의 시기인 것도 같다.
스팀잇을 시작한 지 어영부영 한 달이 지나간다.
처음엔 돈이 된다는 말에 혹해서 시작했지만, 돌아보면 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었다.
그간 스팀잇 안에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많은 삶을 보게 됐다.
지금껏 음악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현실감 없이 살았나 싶기도 하고,
우리만의 좁은 세상에서 좁은 시야로 살았다는 생각도 든다.
유독 내 가사와 글에 자주 나오는 단어, '삶'.
언제나 나의 고민은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가'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삶을 통해 내 음악으로 다른 이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싶은 나름의 포부.
답답한 시기지만 '또 정신없이 바빠지겠지'라는 막연한 마음으로 불안함을 달래보는 밤.
어차피 지나가면 다 그리울 시간인데 조금 더 주어진 잉여 생활을 사랑해야겠다.
그리고 다신 오지 않을 이 시간! 정말 값지게 써야지. 집중, 집중, 집중.
오늘은 머리가 깨질 것 같으니 이만 자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