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도 없으면서 퇴근이라니. 뭔가 이상하지만, 노동 강도로만 따지면 야근까지 꽉꽉 채워 한 것 같은 그런 날이 있다. 그때 들었던 몇 곡을 올리고, 나는 일을 보러 집을 나선다. ㅠㅠ
< Red Hot Chili Peppers - Falling Into Grace >
이 곡만 들으면 거리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왠지 걸음걸이에 힘도 들어가는 것 같고, 과격하게 머리로 리듬을 타보고도 싶어진다. 그럼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피로가 조금은 상쇄된다. 평소엔 음악을 작게 듣지만, 이런 곡을 들을 땐 볼륨도 빵빵하게 키워 둔다. 퇴근길엔 역시 시끄러운 음악을 들어줘야 해.
뒤에 나오는 노래는 어딘가 염불 외는 소리를 닮았다. 부처님 오신 날에도 엄청 바빴는데, 그 날 이 곡을 가장 많이 들었다.
< Atoms For Peace - Stuck Together Pieces >
레드 핫 칠리 페퍼스(RHCP)를 들으면 베이스가 들리고, 그 소리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아톰스 포 피스가 생각난다. 아톰스 포 피스는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모여 만든 밴드다. 가장 유명한 건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 그리고 RHCP의 베이시스트 플리다. 이런 엄청난 조합인지도 모르고 아톰스 포 피스 음악을 들었다. 미친 신인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위에 올린 곡을 들을 땐 괜히 상사 욕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면, 이 곡은 차분하게 하루를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서도 너무 쳐지지 않아 퇴근길에 잘 어울린다.
< Brian Eno - Discreet Music>
새벽부터 나가 늦은 저녁까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일을 다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엔 이미 녹초.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때. 그럴 땐 음악마저 시끄럽게 느껴진다. 머리를 기대고 마냥 쉬고 싶을 때, 주어진 삶이 지치고 버겁게 느껴질 때, 그럴 땐 브라이언 이노를 듣는다.
브라이언 이노를 이 글에서 처음 언급하는 건 아쉽지만, 브라이언 이노만큼 퇴근길에 어울리는 아티스트도 없다. 브라이언 이노는 Ambient Music의 선구자다. 딱히 내가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들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다.
< Red Hot Chili Peppers - Porcelain >
그 길고 긴 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밀린 일도 정리하고, 야식도 먹고, 스팀잇도 좀 하다 잠자리에 누울 때, 그때 들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