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였다면 오늘은 나의 Thumbs Up 플레이리스트 #12 여름 이겨내기가 올라와야 했다. 마지막 곡까지 대강 정하고 슬슬 곡을 추리려던 그때, 빌 에반스 다음으로 이 곡이 나왔다.
이 곡을 들을 때 독후감을 쓰고 있었는데, 아까 읽은 소설 때문인지, 이 곡 때문인지 격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혔다.
이 곡을 몇 번 반복해서 듣다가, 분명 이 곡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일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이 앨범을 처음부터 들었다. 그래서인진 모르겠지만, 읽은 책도 처음부터 다시 훑기 시작했고, 그래서 더 베낄 글이 늘어났다.
이 곡을 제대로 느끼려면 1번 트랙부터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나머지 곡은 기대에 못 미쳐 조금 듣다 노래를 껐다. 노래를 끄고 뭔가에 홀린 듯이 문장들을 베끼고선, 빠질 것 같은 팔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영화를 보거나,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딘가에 가는 것은 방탕한 생활처럼 느껴지는데, 책을 읽는 것만큼은 그래도 될 것만 같다. 그래서 오늘은 연습을 하나도 안 하고 책에만 하루를 다 써버렸다.
이 곡을 듣자마자 이상하게도 예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하지만 벚꽃도 벌써 져버리고 어느새 녹음의 계절이 되었다.
이젠 자기 도피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다고 나에게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