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것저것 많이 들었는데, 이 곡이 단연 으뜸이었다.
일렉트로닉을 즐겨 듣진 않지만,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는 일렉트로닉의 범주를 넘어선 것 같다. 크라프트베르크에 관한 글을 예전부터 한 번은 쓰려 했는데, 오늘 꼭 이 곡을 올리고 싶어 짧은 글을 쓴다.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라는 단어가 붙은 음악을 좋아한다.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보수적인 사람인데, 왜 저런 음악들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저 당시엔 실험적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은 실험적이지 않은 걸까? (요즘은 어떤 음악이 실험적인 걸까?)
< Kraftwerk - Morgenspaziergang >
제목은 독일어로 아침 산책이다. 처음 들었을 때 아침을 이렇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아침에 우는 새소리를 이렇게 차갑게도 만들 수 있구나!
불세출이란 말은 이런 곡에 써야 한다. 버킷 리스트를 써본 적 없지만, 굳이 써야 한다면 '이 곡 들으면서 폭스바겐 타고 아우토반 달리기'를 추가해야 할 것만 같다. 애비로드 가서 비틀즈 사진 찍기 같은 느낌...
20분이 넘는 긴 곡이지만, 그래서 멍 때리며 듣기 좋다. 아니면 원곡에 충실하게 드라이브하면서 들어도 좋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차를 타고 여행 갈 때 항상 이 앨범이 생각난다.
또 하나 재미난 건, 이 곡 중간중간 Morgenspaziergang의 모티브 멜로디가 나오는 거다.
< Kraftwerk - The Man Machine >
음악만 들어도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지만, 라이브를 보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크라프트베르크는 내가 놓친 내한 중에서도 특히 더 아쉽다.
예전에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공연을 보는데 영상에 한 번, 음악에 또 한 번 압도됐다. 공연을 본 이후로 케미컬 브라더스가 훨씬 더 좋아졌다. 왠지 크라프트베르크도 그럴 것 같다. 케미컬 브라더스보다 백 배 더 좋을 것도 같고.
오늘 딱 한 곡만 덜렁 올리고 싶었는데, 마음에 걸려 이것저것 사족을 달다 보니 글이 흐려져 버렸다. 수미쌍관의 미덕을 발휘해야겠다.
오늘은 이것저것 많이 들었는데, 이 곡이 단연 으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