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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갤문학) 2027년의 천둥소리 3~4편

스가하라리코 in AKB48 갤러리

원문링크 2019년 7월 18일

  • 들어가기에 앞서 양갤에 대한 설명 : 양갤은 일본의 걸그룹 AKB48 갤러리의 별칭이다. AKB48 갤러들은 AKB48을 '양민'이라 칭한다.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을 표방한 AKB48이 일반적인 아이돌에 비해 외모나 실력이 평범하다며 비하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재밌는 것은 AKB48 갤러들이 AKB48의 안티는 아닌 듯 하다는 점이다. AKB48을 양민이라고 까면서도 AKB48 관련 정보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공유하는 기이한 곳이 바로 양갤이다...
  • 야부키 나코(矢吹奈子)와 타나카 미쿠(田中美久) : 두 사람은 AKB48의 자매그룹인 HKT48(본거지 후쿠오카)의 멤버다. 나코는 2018년 프로듀스48을 통해 아이즈원으로 현재 활동중이며, 타나카 미쿠는 프로듀스48에서 도중 하차해 현재는 HKT48에서 활동중이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이 미쿠, 오른쪽이 나코다. HKT48 시절 두 사람은 '나코미쿠 페어'로 활동했다.
  • 타카하시 = 타카하시 쥬리(高橋朱里) : 2012년부터 2019년까지 AKB48 팀B의 멤버였다. 프로듀스48에 참가해 일본 연습생 중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나 아이즈원 데뷔에는 실패했다. 이후 AKB48을 졸업하고 한국의 울림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7월 현재 데뷔를 준비중이다.
  • 사시하라 = 사시하라 리노(指原莉乃) : 2009년부터 2012년까지 AKB48, 2012년부터 2019년까지 HKT48의 멤버였다. 졸업을 발표하던 2019년 4월 시점에서 그룹 내 최상위권 인기멤버였으며, 졸업 이후에도 일본의 여러 방송에 출연해 예능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코와 미쿠의 대선배로 나코와 미쿠가 HKT48에서 함께 활동하던 시절 두 사람을 아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age.png

3편

  • 미쿠링 만났다며

타카하시 쥬리로부터의 라인이었다.
 
 
 
2020년 데뷔한 그녀는 중박정도를 꾸준하게 치며,

한국 아이돌계에서 적절한 중견급의 위치를 차지하다가,
 
 
 
계약 종료 직전 기적적인 빈집털이+운빨+사재기로, 공중파 1위에 힘입어 재계약에 성공.

스트레스때문에 살이 쪄서 별명이 '돼란'이 된 것 외에는 평탄한 한국 아이돌 길을 걷고 있었다.
 
 
 
나코가 그나마 한국에서 마음을 살짝이라도 터놓을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었다.
 
 
 
 
'난 그런 사람 몰-

라고 나코의 손이 정신 없이 타이핑 치려는 순간,

  • 니가 엄청 반겨주고 챙겨주고 야사시이하게 밥까지 사줬다는데? 나도 사줘.
     
     
     
    "하"

나코의 입에서 헛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미쿠, 어디서 가당찮은 수작을.
 
 
 
이런 류의 수작은 사시하라 밑에서 같이 수련받은 동료 아니던가?

이제와서 뻔히 보이는 수작을 걸다니..
 
 
 
그 사시하라를, 몇년에 걸친 트위터 정치질 끝에 결국 보내버린 것은 바로 나코 본인이었다.

괘씸함과 어이없음을 속으로 삭히고 나코는 라인을 뱉어내듯 보냈다.

  • 응 밥 한끼 사줬어. 뭐 이제 볼일 없을테니까.
     
     
     
    애초에 이런 '사소한 것'따위에 신경쓸 겨를은 없다. '난' 이제 바쁘니까 -

나코는 약간의 피로를 느끼고는 택시안에서 잠을 청했다.
 
 
 
유리창 어둑한 너머로 빗소리는 멈추지 않고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도쿄 프라임 타임에 방송되는 라디오, 나코는 게스트로 초대되어 2시간여의 방송을 마치고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야부키상, 6년만에 뵌건데.."

"아, 하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셨네요, 하하, 전에는 완전 뭐랄까, 여학생 그 자체였는데."

나코는 마치 리액션 기계인것 처럼 자연스럽게 '천진난만 모드' 웃음을 터트렸다.
 
 
 
"지금은 그럼.. "

"지금은, 글쎄, 남자 한두명 정도는 그냥 잡아먹을것 같은?"

왕 하며 호랑이 같은 포즈를 취하는 남자를 두고 나코의 눈빛이 찰나 번득였다.

  • 한국이었으면 넌 그냥 아웃이다 이XX야
     
     
     
    "에이, OO상도 참, 말씀도 심하세요. 저 남자 만나본적도 없어요"

"아 그럼 내가 소개시켜줄까? 한신에 엄청난 야부키상의 팬이 있는데.."

"다음에요, 다음에."
 
 
 
웃어넘기는 나코 옆으로 매니져가 슬쩍 다가왔다.

"아노, 야부키상..."

녹음실 창밖으로 눈치를 힐끔 주는 매니져, 나코는 약간의 기시감을 느꼈다.
 
 
 
거기에 허름한 차림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또 미쿠였다.

4편

원문링크

"이게 뭐죠?"

미쿠 앞에서는 철저하게 한국말로만 하는 나코.

"바..바쁠텐데 미안하지만 시간될때 읽어줬으면..하고..."
 
 
 
미쿠가 내민것은 핑크색 편지봉투였다.

안에 몇장인가 편지가 들은것 같았지만 -
 
 
 
나코는 미쿠가 보는 그 앞에서 구깃구깃하게 구겨버렸다.

"아...!"

"이제 지겨워,"

봇물터진듯 유창하게 일본어가 터져나왔다.
 
 
 
"너와의 관계는 다 옛날일이야. 뭐 다른거 다 필요없어. 아빠도 모르는 자식 만들어서 AKB 전체에

민폐를 끼쳤으면, 잠자코 조용하게 살것이지, 이제와서 나한테 뭐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구는거야."
 
 
 
 
 
나코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구겼던 편지지를 몇차례 찢어버렸다,

미쿠의 눈이 커지더니, 돌연 나코에게 다가갔다.

"뭐,.!"
 
 
 
찰싹-

"...!"

미쿠가 나코의 따귀를 때린 것이었다.
 
 
 
급작스런 상황에 매니져 마저 말리지 못하고 멈칫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코가 머리를 정리하며 크게 동요하지 않는듯 입을 열었다.
 
 
 
"이제 갈때까지 갔구나."

나코는 콧웃음을 한방 흥 내쉬었다.
 
 
 
"여기서 너랑 머리채를 잡고 싸움이라도 하는게 네가 바라는 거겠지? 하지만 그렇게는..."
 
 
 
 
나코의 예상과는 달리, 미쿠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로 구슬픈 눈물이었다.

극도로 관리된 몸매와 피부, 디자이너 풍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나코 앞에서,

낡은 유니클로의 외투를 입은 작디 작은 소녀- 아니 이제 소녀라고도 할수 없는 타나카 미쿠는,

엎드려서 찢어진 편지조각을 줍기 시작했다.
 
 
 
초라했다.

아니, 초라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었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은, 못내 눈초리를 피하고 있었다.
 
 
 
 
 
그렇게 움추린채로 주섬 주섬 몇개로 찢어진 쪼가리를 줍더니,

미쿠는 넢죽 나코에게 인사를 했다.
 
 
 
"그동안... 정말 오랫동안...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그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어디론가 가버리는 것이었다.

어딘가 마음이 응어리 진듯 아파왔지만, 나코는 애써 아무렇치 않은 척 하려 했다.

'... 이건 아무것도 아닌것 조차 아니야.'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천차례나 다짐해온 다짐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것이었다.

  • 꼐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