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두개의 코리아, 하나의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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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유래만큼 잘못 알려진 상식도 또 없다. 발을 주로 사용하고 택견이라는 이름과 비슷하여 우리 고유의 무술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그렇게 알고 있을텐데 남한과 북한에서 모두 태권도라는 무술이 있는 것도 이렇게 잘못된 상식을 만드는데 큰 일조를 했을 것이다. 민족 고유의 무술이니 분단된 두 나라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있는게 아닌가 말이다...하고.

하지만 태권도는 택견과 카라테(공수도)가 혼합되어 만들어진 무술이며 태권도라는 명칭은 1955년 최홍희 장군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최홍희는 어릴 때 배운 택견과 카라테를 바탕으로 군대격투기를 만들어 지도하였는데 제1군단 참모장 때 이를 본 이승만 대통령이 '이것은 우리 고유의 무술인 택견과 유사하다'는 말을 듣고 태권도라고 명명한 것이다.

최홍희 본인은 해방 전 배운 가라테를 중심으로[3][4], 여순 사건시 경찰에게 맞고 오던 개판 오분전 상태의 한국군에게 자기 몸을 단련할 수 있도록 무술을 지도할 생각을 했으며, 그가 제1군단 참모장 때 무술 시범을 본 이승만 박사가 "저것이 우리 고유에 내려오던 택견"이라며 기뻐하자[5] '태권도(跆拳道)'라는 용어를 고안하였다. 1953년 제주에서 창설된 제29보병사단(이후 1959년에 감군으로 제20기계화보병사단에 통합)의 초대 사단장으로 부임한 후 부대이름을 '태권도부대'라고 하고[6] 장병들에게 태권도를 교육하기 시작했고, 최홍희 자신은 1955년 청도관에서 손덕성 관장 명의로 명예 4단증을 받았다. 1955년부터 3군관구 사령관으로 1960년부터 제2훈련소장, 1961년부터 제6군단장을 역임하였으며 1962년에 예편하였다. 1959년에 대한태권도협회를 창립하였으며, 여기에 이승만 대통령이 손수 "태권도"라 쓴 글씨를 하사하였다. (나무위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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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이라는 이름을 음차하고 발과 손을 쓰는 무술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이름으로 태권도(跆拳道)라고 지은 것이다. 여기서 '태'는 '밟다'라는 뜻이고 '권'은 '주먹'이라는 뜻이다. 우리 고유의 무술이라고 잘못 생각하여 태극(太極)의 '클 태'자일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무술사에서 북쪽은 주로 발기술을 쓰고 남쪽은 주로 주먹을 쓴다고 하여 북태남권(北跆南拳)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민족은 당연 북방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무도 또한 발기술이 많이 발달하였다. 반면 일본의 카라테는 발기술보다는 손을 주로 쓰는 무술이다. 섬나라의 특성상 선상에서의 격투에 유리하도록 동작이 큰 발보다는 손을 쓰는 기술이 발달했다는 설도 있다. 이렇게 태권도는 택견과 카라테의 장점을 따서 만들어진 실전 무술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1999년에 '태권도 철학의 구성 원리'라는 저서를 출간하면서 이러한 태권도의 유래를 공식적으로 고증하여 밝혔는데 태권도를 카라테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으로 많은 비난을 샀다. 그러나 비록 욕을 먹을지라도 사실이라고 믿는 것을 꿋꿋하게 밝히는 것이 선비된 도리요 철학자의 자세이다.

국제태권도연맹(ITF, International Taekwon-do Federation)은 1966년에 최홍희에 의해 서울에서 발족하였다. 박정희 정권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최홍희는 그 후 캐나다로 망명하였는데 캐나다에서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북한은 ITF의 종주국이 된다.

최홍희가 망명한 후 남한에선 1973년 김운용에 의해 세계태권도연맹(WTF, World Taekwon-do Federation)이 창설된다. 이후 ITF와 WTF의 세력 다툼이 있었으나 북한과 비교되지 않는 남한의 영향력으로 지금은 WTF가 올림픽 경기를 주관하는 등 공산국가를 제외한 곳에선 유일하게 인정받는 태권도연맹이다.

남과 북이 만나는 행사에는 으레 태권도 시범을 보인다. 남과 북에서 온 수련자들이 비슷한 듯 다른 태권도를 선보일 때 묘한 감상이 드는 것을 지울 수 없다. 사실 현재 남과 북의 태권도는 같은 것이라 할 수 없다. 제목과는 달리 하나의 태권도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서로 달라진 부분을 인정하고 참을성 있게 교류하다 보면 결국은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나의 태권도로 하나의 코리아가 되는 그날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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