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중국 서남부에서 몇 년 살았다.
또 미국에서 유학하며 국제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문화권의 음식을 먹게 되었다.
새로운 음식이라도 일단 시도하는 편이다보니,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점점 더 하드코어 음식을 소개해 준 덕이다.
내 한국인 친구들 또한 페루, 캄보디아, 터키, 체코 등
여러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한국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을
소울 푸드로 치는 편들이다.
오랜만에 음식 얘기를 하려니 신나서 서론이 길었다.
여튼 이전 글에서 밝힌 적이 있지만,
나는 아시아계 음식을 좋아한다.
https://chf.or.kr/c2/sub2_2.jsp?thisPage=1&searchField=&searchText=&brdType=R&bbIdx=100949
배고프면 먼저 생각나는 게
백반, 훠궈, 베트남 쌀국수, 스시, 라멘 등
아시아 쪽 음식이다보니
옵션이 주어지면 당연히
아시아계 음식점으로 선택한다.
내가 파스타, 피자, 샌드위치를 먹으러 간다고 하면
분명 내 친구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홍대에서 오랜 만에 만나는데,
자기가 가 본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했다.
프랑스 요리라면 그저 그러려니 했겠지만
가정식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따라갔다.
한식을 제대로 맛보려면
엄마가 해주는 저녁 밥상을 맛봐야 하듯이
어떤 나라든 그 나라의 입맛을 알려면
가정식을 맛봐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는
나름의 철학(?)이 있어서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이 상당히 기대됐다.
http://www.iksannews.com/default/index_view_page.php?part_idx=276&idx=32300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으나,
하마터면 놓치고 그냥 지나갈 뻔 했다.
왼편의 주차장 입구처럼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야
레스토랑이 위치한 지하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보이기 때문이다.
http://about-cheon.tistory.com/575
가게 내부는 조명 덕분에 이렇게 분위기 있다.
홍대에 있는 레스토랑에 갔을 때 느낄 수 있는
힙하지만 편안한 분위기.
주방에서 직접 요리하시는 것도 볼 수 있다.
친구와 나는 런치 스테이크 정식을 시켰다.
홍대에서 스테이크 정식이 10,900원이라니!
게다가 이런 퀄리티라니!
사실 만 천원이라 그렇게 기대를 심하게 하지는 않았다.
친구가 극찬을 했지만,
이 친구는 나와 입맛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닥 신뢰하지는 않았다. (친구 미안ㅋㅋㅋㅋㅋ)
그런데 정말 맛있는 스테이크였다.
미디움 레어로 구워져서
약간 씹는 맛이 있는 겉과 달리
안은 촉촉한 육즙이 갇혀있었다.
스테이크 양 옆의 파스타와 감자 퓨레도 잘 어우러졌다.
파스타는 그렇게 특별한지는 모르겠지만,
감자 퓨레 간이 적당하고 버터리하고 크리미해서
스테이크를 찍어먹어도 잘 어울렸다.
가정식 답게 옆에 나온 세 개의 사이드를 먹는 경험도
독특한 경험이었다.
나는 특별히 저 버섯과 토마토가 맛있었다.
스테이크와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한식으로 치면 약간 밑 반찬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어서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았다.
친구와 한번 다녀온 후,
동생이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이런 퀄리티의 스테이크를 먹여주고 싶어서
데리고 갔었는데, 동생도 너무 좋아했다.
나중에 또 가야지.
글 쓰니까 또 먹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