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야기] 세대차이.

NURSE.png

해가 바뀌면서 신졸들이 들어왔는데..
그들을 한달간 보면서...
세대차이를 많이 느낀다.

한명은 예전에도 말했지만 그만두겠다며 열을 토하던 J간호사.
행정부장과 간호부장에게 기염을 토해 엉망이던 병동의 시스템을 약간은 안정시켜 놓은 선생님. 역시 당당하게 본인의 불편함을 이야기 하는 모습에 세대차이를 느낀다. 전에도 말했지만 좀 닮아야겠다.
다행히 이 선생님은 이젠 그만두지 않을 생각인것 같다. 우리 병동이 태움도 없고 중증도가 높은 급성기가 아니라 그 선생님들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선 할만한 곳임을 본인도 안 모양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싹싹하고 오래오래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 이래 놓구선 내가 먼저 그만두는건 아닌지... ㅎㅎ

또 한명은 S 간호사. 아.. 이 선생님은 정말 독특하고 귀엽다. 다차원의 소녀같은 선생님이다.
한날은 지각을 해서 택시 기사 아저씨가 길을 개척해서 오는 바람에 늦었단 말을 하길래...

아닌데 아닌데.. 머리가 촉촉한 거 보니... 늦잠 잤구만?

이라고 던졌더니.

기분탓이예요...

라고 받아치는...
내가 신졸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보통 자기보다 10살 이상 차이 나면 어려워하기 마련인데...
이 선생님은 뭔가 어려워 하는 듯 하면서도 본인 할 말을 다 하고 있다. 키도 작고 귀엽게 생겨서 그냥 하는 말들이 다 웃기다. 너무 웃겨서 선생님 이야기 내 블로그에다 올릴거라고 했더니...
"블로그 하세요? 다 뒤져봐야지.."
올리지 말란 말은 안하고 찾아보겠다길래.. 찾을 수 있으면 찾아보라 했다. ㅎㅎ
같이 일하면 계속 웃게 되는 귀여운 신졸 선생님이다.

외국인 이름을 가진 A 간호사.
신졸이나 다른 두 선생님보다 한살 더 많은 탓에 조금더 성숙해 보이긴 한다. 알고보니 내 대학 후배기도 한... 그래서 한번씩 학교 이야기할때 편하다. 부모님이 돈 벌면 독립하라고 했다고 진짜 집을 나와서 혼자 살고 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다른 두 선생님에 비해 세대차이를 덜느끼는건 그냥 이 선생님의 어른스러운 성격때문이리라.

이젠 청일점이 된 M간호사.
군대도 다녀오고 멀끔하게 생겼는데... 생긴것 만큼 일을 꼼꼼히 하진 않는다. 써놓고 나니 말이 좀 웃기긴 한데... 남자간호사와 일해보는게 처음이라서 이게 성별의 차이인지 개인 성격의 차이인지 아직까지 구분이 잘 안된다. 인계를 받으면 그 인계를 다 먹어버려서 그 다음번으로 넘어오는게 없다. 그러고 뭐라 그래도 허허실실인듯하다. 다른 사람들은 바빠서 속이 타들어가도 세상 편한 선생님. 나긋나긋 낭창낭창하다. 아직 잘 파악이 안되긴하지만... 역시 세대차이를 느낀다. 성별의 차이인가 헷갈리기도 하는...

이젠 같이 일하지 않은 W 간호사.
저번달 보름정도 같이 일했는데.... 몸이 안좋아서 그만둔다고 하길래...
스팀잇을 가르쳐줬다. 쉬는 동안 돈이라도 좀 벌라고.. 한다고 하면 열심히 찾아가주겠다고 약속했으나...
그냥 스팀잇 말고 다른일을 찾은듯하다.

신졸 간호사들을 보면서 예전에 내 모습들이 생각났다.
1년을 울고 다녔는데 그만두겠단 생각 못하고 그냥 울고 다녔던 기억이...
윗년차 선생님들이 괴롭히기도 하고 했지만 그냥 의례히 그러려니 했던...
아는게 없어서 버벅댔던 기억들....
5개월전에 썼던 신졸은 슬퍼다.
내가 신졸때 이렇게 힘들었다고 지금 신졸들에게 너희도 그렇게 해야해.. 지금은 많이 좋아진거야.. 란 이야긴 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세월이 많이 지났고. 그 악한 모습들을 굳이 그들에게 전해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우리 잘 해봅시다 신졸 간호사 선생님들~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Join the conversation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