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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진출한 미션러닝(일본으로 고고씽)

몇해 전 가을,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일본 도쿄의 와코츠루가와 소학교로 수업 교류를 갔습니다.

네! 수업 교류, 그러니까 일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것이지요^^; 일본 애들을 데리고 수업을...

한달정도 전부터 지도안을 작성하고 번역기와 일본 유학생을 동원해 번역을 해서 메일로 보내고, 피드백을 받고!
수업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였던 기억이 납니다.

저를 포함 총 4명의 교사가 와코츠루가와 소학교를 2박3일 일정으로 방문했구요, 정말 말 그대로 관광이라고는 1도 없는 비지니스 출장이었습니다^^;

한 분은 음악 수업으로 우리 전래 동요, 한분은 체육 수업으로 전통 놀이인 비석치기, 또 한분은 칠지도 만들기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진행하셨구요, 저는 당연히 미셔러닝을 진행했습니다.

저희가 방문했던 와코츠루가와 소학교는 학생들의 체험 활동을 중시하는 도쿄 외곽의 사립초등학교로 조금 형편이 되는 가정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주변 집들도 모두 괜찮은 개인 주택들이었구요!

사실 일본 공교육은 우리 나라 만큼이나 답답하고 폐쇄적인 경향이 없지 않은데, 이 사립초등학교는 학생 체험 중심의 자연 분방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런 점들이 나쁘지 않았는데...

미션러닝 적용에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ICT활용 수업을 거의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죠. 교실에 교사용 컴퓨터조차 없이 수업하는 곳이 많았고 인터넷도 정말 느렸습니다.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그곳 학생들에게 스마트수업을 전파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사실 수업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특정 교과 수업을 하기 힘들기도 했구요. 그래서 제시한 미션은

미션: 우리 팀 소개하기

입니다! 먼저 우리 아이들이 만든 자기 팀 소개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본어 더빙이나 자막 등을 넣어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자기 팀 소개 영상을 편집했습니다. 미션러닝으로 갈고 닦은 스마트폰 활용 능력으로 이 정도는 껌, 아니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일단 우리 아이들이 만든 팀 소개를 보니 일본 학생들이 자기들도 잘 만들고 싶은 의지가 생긴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일본 교실은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ICT활용 여건이나 능력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도화지에 자기 팀 소개서를 작성하면 제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밴드에 바로 올린 후 다 같이 확인하도록 수업을 구성했습니다. 물론... 인터넷이 그렇게 느려서 영상 업로드는 불가능... 사진만 겨우 올리고 공유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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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본 아이들이... 자기 팀 이름을 정하는데 심하게는 30분 정도 걸리는 팀도 있고, 아무튼 팀 이름을 정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팀 이름을 정하다 울기까지^^;

나중에 일본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일본 아이들은 아직 팀별 활동을 해본적이 별로 없다고 했습니다. 주로 개인적인 과제 수행을 하구요, 친구와 토의하는 활동 역시 개인적 문제 해결이나 학급 전체 문제 해결에 대한 토의 경험만 있다고 했습니다.(이것이 배움의 공동체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부분은 우리 나라 학생들도 비슷할 것입니다. 남들과 경쟁하며 혼자하는 공부로 입시를 치르고...

어른이 되면 대부분 팀으로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서로 협력하면서 소통하고 토의하는 과정에서 처음의 아이디어는 새롭게 발전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죠. 우리네 사는 모습이 함께 협력하는 것인데 왜 학교에서 공부는 혼자서만 하는 것일까요?

팀별로 주어진 문제를 협력해서 해결하는 미션러닝을 통해 일상의 삶의 한 부분도 함께 알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어쨌든 일본에서의 수업은 그렇게 잘 마무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교사로서 제 삶에도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구요, 앞으로 더 발전할 미래 교육의 모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