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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차바이오텍 사태로 돌아본 바이오 투자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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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네이처셀 사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고 계시는 모든 분이 인지하고 계신 것이 임상에 대한 희망과 그 뒷면에 숨겨진 실패 위험이고, 변동성이 매우 큰 종목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Risk tolerance도 가지고 있으실 테니까요. 하지만, 차바이오텍이 감사의견을 '한정'으로 받고 4년 연속 적자 기업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어 점 하한가로 추락해 버린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그 대상이 나름 바이오 업계에서 방귀 좀 뀌어왔던 차바이오텍인 것에 씁쓸하기도 합니다.

왜 차바이오텍은 감사의견을 '한정'으로 받았을까요?
이는 차바이오텍과 회계법인 사이에서 경상개발비를 어느 계정에 반영해야 하는지에 견해차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치료제는 2상만 마치면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임상도 경상개발비의 자산화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회계법인은 임상 과정의 지연 가능성을 감안해 경상개발비를 비용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붙은 것입니다. 회계법인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17년의 경상개발비 14.2억을 반영하고 16년에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 8.8억원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인데,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17년 차바이오텍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5.3억에서 8.8억가량의 적자로 바뀌면서 4년 연속 적자법인이 됩니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텍은 거래소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코스닥시장의 관리종목 지정 요건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코스닥시장 관리종목 지정 요건(자료출처 한국거래소 규정-www.krx.co.kr).PNG
<출처: 한국거래소>

영업이익의 4개 사업연도 연속 적자 요건은 코스피 종목은 해당 사항 없으며 코스닥 종목만 해당합니다. 또한, 5개년 연속 적자일 경우에는 시장 퇴출이네요. 차바이오텍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상황이 만만치 않아졌습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들은 매년 외부회계감사를 받습니다. 여기서 특정 조건이란 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20억 이상 or 부채총액과 자산총액이 70억 이상 or 종업원 수가 300명 이상에 자산총액이 70억원 이상 등이 있습니다.

회계법인은 감사를 한 후에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데요, 적정 의견은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맞게 제대로 작성되어서 아무런 이슈가 없다는 뜻이며, 한정의견은 전체적으로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맞게 잘 작성되었지만, 일부 항목이 회계기준에 어긋났음을 뜻합니다. 부적정의견 재무제표 수치상의 수치를 믿을 수가 없다는 뜻이고, 의견거절은 '감사와 관련해 제대로 된 증빙자료를 못 받았기 때문에 의견을 표명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럼 왜 연구개발비용에 대한 회계 기준이 이렇게 모호한 것일까요?
현재 IFRS 기준서상에서 연구개발비용을 무형자산에 포함되는 개발비로 처리하기 위해서 충족해야 할 기준이 명시되어 있고, 저는 이를 연초에 적은 글을 통해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혹시나 클릭이 귀찮으신 분을 위해서 아래에 붙여 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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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제가 글을 적으면서도 모호하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수치화된 기준이 아닌 서술적인 표현의 나열이기 때문에 앞으로 문제가 될 소지도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와중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에 헬스케어 기업들의 회계처리를 원칙대로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후 이번 감사 시즌에서 이런 이슈들이 수면위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럼 이 상황에서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고 계신 분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선 차바이오텍과 같은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금감원이 작년 12월부터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화에 대한 테마감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차바이오텍과 같은 기업이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합니다.

금감원은 2014년부터 특정 회계이슈를 중점 감리분야로 삼는 테마감리를 시행해왔습니다.

혹시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고 계시다면, 최근 몇 년간 영업이익을 꼭 한번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몇 년치 수치가 한번에 수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해당연도에 비용을 얼마나 자산화 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연결재무제표 주석에서 '무형자산'으로 검색하시면 무형자산 장부가액의 변동내역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추가된 무형자산의 금액과 영업이익의 금액을 비교해 보시고, 추가된 무형자산의 금액이 영업이익보다 월등히 큼에도 불구하고 흑자인 경우에는 투자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바이오텍의 작년 3분기 분기 보고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분기보고서를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찾으신 후 왼쪽 메뉴의 '연결재무제표 주석'을 클릭하신 후 'Ctr'l과 'f'를 누르시면 오른쪽 위에 검색 항목이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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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무형자산'을 입력하신 후 아래로 내리시다 보면 무형자산 장부가액 변동내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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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은 지금까지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약 805억가량 쌓아왔고, 17 회계연도 누적으로 약 70억 가량의 개발비를 비용처리 하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자산화시킨 비용이 영업이익 대비해 과도한지 꼭 한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매각해야 하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우리가 많이 드는 아마존 주가를 보시면 2010년부터 추세를 그리고 상승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헬스케어 주식이 최근 몇 달간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고 해서 매도하자는 주장은 맞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 네이처셀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투자자가 회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임상의 성공률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히나 신약에서는 더더욱 그렇고요. 지금까지 없었던 기전에 대한 임상인데 누가 그 성공률을 예단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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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차트는 코스닥 제약 업종 지수의 차트입니다.
작년 10월부터 무섭게 상승해서 4달 만에 2배의 상승을 한 후 지금 소폭 조정받은 상태입니다. 물론 이 약 6개월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많은 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의 전진이 빠르게 이뤄졌다면 이런 큰 폭의 상승은 충분히 용인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이런 주가 상승이 기대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면 하락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그리고 최근과 같은 이슈에 의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부분을 주의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헬스케어 주식들의 파이프라인 벨류에이션에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계셔야합니다.
일반적으로 신약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을 벨류에이션 할 때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연도를 가정해 그때의 해당 시장의 규모를 예측하고, 시장내에서 해당 파이프라인이 차지하게 될 시장점유율과, 그 후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로 당겨와 계산하게 되는데 이 과정의 대부분이 '가정'(假定) 에 기반을 둡니다.

즉, 불확실하다는 것이죠.
헬스케어의 상승추세가 만들어질 때는 투자자들의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무서울 정도로 상승했다가도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면 큰 변동성을 보여주는 원인이 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시는 분들은 이 점을 꼭 상기하시어 변동성에 대비해 발 빠른 매매를 할 수 있는 준비 자세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게 헬스케어 주식의 매력이자 덫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르게 표현하면 변동성을 감내하실 수 있는 분들만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뛰어난 인력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제조업보다 자본 투여도 적게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투자의 영역은 이런 낙관론과는 다릅니다. 그 와중에는 수 많은 변동성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글에서도 밝혔지만, 글로벌 정세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모든 것에 선행하기 때문에 이런 시기의 변동성 확대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위협요인이자 기회 요인이기도 합니다. 헬스케어에 투자하고 계신 분들은 이번 계기를 통해 보유한 종목에 대해 회계적 이슈를 확인해 보시고,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점검해 볼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