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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미치치 않고 뭐가 되는것? 하나도 못봤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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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척 보고 싶은 영화가 한편 개봉을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어린시절 미치도록. 아니 나를 미치게 했던 음악의 주인공의 가장 대표작이기도 하고, 세월이 흘러가며 더욱 큰 곡으로 자리매김하여 현재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음악중에 세손가락안에 꼽는 명곡이자 대곡이다.

필자가 이 곡을 접한것은 78년쯤? 어렵게 구한 싱글 빽판 (불법 LP)을 구해 금기의 물건(그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금지곡)을 누구에게 들킬까 조심스럽게 턴테이블에 올리고 볼륨을 낮춰 듣다가 충격을 받고 수백 수천번을 크게 듣게 되는 최고의 곡이기도 하다.

LP를 구매할때는 금지곡이라고 조심스럽게 권하기에 호기심에 샀으나 (뭐든 하지말라는것은 재미있다) 금지곡인 이유를 몇년간 알지 못했으며, 나중에 확인하고 또다른 영역(정치, 사회적)에서 깊은 생각을 하게한 곡이기도 하다.

보헤미안은 15세기경 프랑스 인들이 말을 붙인 집시(체코 지역을 보헤미아라고 불렸다)를 Bohémiens 이라고 불렀으며, 이 단어는 현재까지도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기존 사회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다.
랩소디는 광시곡으로 번역되는데, 한자로 뜯어보면 狂에서 나타나듯 개가 왕이 된듯. 완전 미친듯 詩적으로 표현한 曲이라는 말이다. 이게 무슨 뜻인지 몰라 광시곡으로 표현된 곡들을 클래식을 들으면서 공통분모를 생각해 보았더니 어느 틀에도 넣기 힘든 과감한 부분이 있었고, 민족(?)적이며 추상적인 부분을 상당히 많이 내포하고 있었다.

필자가 이 글에서 쓰고자 하는 핵심은 이토록 필자의 생을 통해 큰 영향을 준 노래 한곡에 관련하여 얼마나 많은 미침(狂)이 존재했는지 지금 떠오르는 몇가지 기억만으로도 상상초월 스압이 예상되어 가능하면 큰 몇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1. 만듦새

작사, 작곡 : 프레디 머큐리
불세출의 보컬이며 생애 전체(탄생부터 죽음, 사랑까지)가 영웅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그가 25세부터 3년에 걸쳐 오롯 홀로 설계를 끝낸 이 곡은 대중 음악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다면 프레디 머큐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였다.
녹음이 완전히 끝나고 곡이 완성될때까지 프레디 머큐리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도대체 무슨 노래인지 조차 몰랐으며, 심지어는 곡 제목도 완성된후 붙여졌다고 한다. 그래서 3주동안 4개의 스튜디오 사용하는 당시 한곡을 녹음하는데 투입한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녹음시에 'Fred's thing(프레디 꺼)'로 불렸고, 합창부분도 합창단을 쓰지 않고 멤버들(베이스 존 디콘빼고) 세명이 수백번 (기록에는 180회 이상이라고 나온다)을 부르고 녹음하여 더빙에 더빙을 거쳐 합창단의 소리를 완성하였다.
녹음의 일화중 지금도 하기 힘든 미침(狂)이 몇가지 전해지는데, 멤버 한명한명이 끝장을 보는 오타쿠로만 뭉친 퀸답게, 그 당시에 동원 가능한 거의 모든 방식이 사용되었으며 (백워드 플레이, 피치 컨트롤, 신디 합성등등) 심지어 원하는 소리를 얻고자 아예 악기를 만들던지 녹음하는 방식을 만들면서 녹음을 하는 유일한 그룹이 '퀸'이었다.
이런 멤버들과 함께 녹음하는 스텝들은 8트랙 녹음장비로 수백번 연주해서 뽑아내는 브라이언 메이의 집요함 때문에 살인 충동을 느끼다 지쳐서 실려나가는 일도 벌어졌다고 풍문에 떠든다. 이것은 요즘 녹음장비로도 한곡을 수천번 연주하고 녹음하는 정도의 강도를 넘어서는 광기의 완벽주의라고 할 수 있다.
기타만? 베이스는? 드럼은? 보컬 또???
결정적으로 곡이야 다 아시겠지만 아카펠라, 오페라, 하드록 세가지 장르를 넘나들며 대부분의 곡들이 3~4분이던 시절에 6분대 곡을 완성하고 싱글로 먼저 발매하는 과감한 미친!짓을 해낸것이다.
아무리 들어도 그 시대에 이런 녹음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안풀린다. 그냥 미친거다. 오버 테크놀러지 정도가 아니라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기술적 완성도라고 할만하다.
화려한 기술로 무장했다고 무조건 감동을 주고 명곡이 아니다.
그러나 '보헤미안 랩소디'는 단 한마디도 버릴 수 없는 명곡이다.
가사또한 한 단어도 치환이 불가능하다.

이 곡의 만듦새는 미침(狂)의 결정체. 그 자체이다.

2. 멤버들

기타에 미친(狂) 브라이언 메이
"아빠 나 기타 치고 싶어!" 이 말에 그의 아버지는 아들과 나무를 깎아 함께 기타를 만들었다.
그 기타는 퀸의 전곡을 녹음하였고, 퀸의 모든 공연을 함께 하였으며 지금까지도 연주되고 있다. (물론 끝없는 수리와 관리를 통해 유지하였지만 현역에서는 은퇴한지 꽤 되었다)
세계 유일한 기타이며, 활동중 공연시 잠시 사용한 최상급 특별 제작 기타의 소리가 맘에 들지 않아 무대에서 직접 부셔버리고 결국 아버지와 함께 만든 기타로 공연을 이어갔으니 '퀸'의 제5의 멤버는 바로 '레드 스페셜'로 불리우는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악기 사줄 형편이 안되는 항공 엔지니어 아버지의 미친 집념이 역사에 남을 기타리스트를 키워내고, 감동을 주는 소리를 만들어 냈다는것은 정말 제대로 미침(狂)이 아니고서 이룰 수 있겠는가?
하드웨어만 미쳐서 좋은것 만들었다고 멋진 소리가 나오겠는가? 집에 스테인웨이가 있으면 뭐하나 젓가락 행진곡조차 엉망으로 연주하면 실로폰보다 못한것.
브라이언 메이는 작사,작곡,연주,보컬 심지어 베이시스트인 '존디콘'과 기타소리 장비까지 만들어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동물적 연주를 들려줬다.
무릇 화가는 붓끝으로 증명하고, 엔지니어는 코드로 말하는것이다.
딜레이 이펙터 장비로 자신이 연주하고 몇초후에 나오는 소리에 자신이 화성으로 덧 연주하여 공연에서 들려주는 세포가 화성법으로 이루어진듯한 탈 인간계 기타소리를 선사했다.
별에 미쳐 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기어코 따고 정식으로 대학교 총장까지 역임한다.
극과 극은 다 통한다는것을 보여준 제대로 미친(狂) 브라이언 메이.

미친 균형감의 베이스 존 디콘
퀸의 완전체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차분하고 끈기있는! 엔지니어 성격이 한몫을 했다. 아마도 이것은 '퀸'이 세명의 베이시스트를 떠나보내고 '존 디콘'를 맞이한것이 오늘날의 '퀸'을 만든 큰 이유중 하나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1집 녹음 중간쯤 합류하여 멤버들의 장난으로 앨범에 이름을 꺼꾸로 표기하는 일도 있었고, 심지어 2집 발매때 까지 중학교 교사를 하면서 그의 성격답게 조용히 퀸의 베이스를 맡아 조용히 퀸의 공기와 같은 물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노래도 거의 부르지 않고, 곡도 다른 멤버에 비해 조금밖에 쓰지 않았지만 'Another One Bites the Dust'라는 보헤미안 랩소디 다음으로 많이 팔린 퀸의 싱글곡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필자는 'I Want to Break Free'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 곡 또한 '존 디콘'의 작품이다. 단언컨데 락밴드가 댄스풍의 비트와 리듬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단 4마디로 끝내버린 이곡은 훗날 댄스곡도 대중음악의 큰 축으로 자리잡게한 진앙이다.
멤버의 막내지만, 말없이 수줍어하며 차분하고 이성적인 성격탓에 그룹의 재정관리도 도맡아 했으며, 그 기쎈 멤버들 사이에 유일하게 냉철한 균형을 잡아주는 진정한 밴드의 베이스가 되어준 '존 디콘'의 미친 균형감이 아니었다면 음악적으로도 광폭의 실험으로 표현하는 다른 멤버들의 곡들에 비해 리듬과 비트 흐름의 교과서로 불리울 만큼 안정적인 작품을 통해 더욱 풍부한 '퀸'의 레퍼토리를 완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뭐든 해내는 신계 로저 테일러
퀸의 멤버들이 거의 모든 악기를 다루는데 로저 테일러도 예외는 아니었으나 드럼을 제일 잘쳐서 드럼파트에 앉아 있는 멤버가 로저 테일러 일것이다. 물론 퀸의 전신인 스마일에 드러머로 오디션을 봤고, 합격한 후 퀸으로 이름을 바꿔서 처음부터 드러머 자리에 앉아 있기는 했지만 밴드 활동을 하면서 기타, 퍼커션, 베이스, 드럼 심지어는 프레드를 제껴 버리는 음역대를 가진 보컬 능력까지 도대체 신은 이런 친구에게 완벽한 비주얼의 얼굴까지 선사를 했다니... 이건 로저 테일러가 미친게 아니라 신이 미친거 아닌가?
보컬부분만 보더라도 3옥타브 중후반을 때려버리는 그것도 미성의 프레드와 잘 어울어지는 허스키 보이스로 파워풀한 보컬이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중 가장 고음인 "갈릴레오~" 부분이 로저 테일러의 목소리이다.

원래 전공은 치의예를 하다 피가 보기 싫다고 식물과로 전과하여 대학을 졸업하기도 하였다.
장난기도 많아 퀸의 뮤직비디오에 여장을 하는 장면들도 나오는데 거의 대부분 로저 테일러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심지어 그 출중한 미모(?)로 "I Want To Break Free"의 뮤직비디오에 35세 나이로 여고생 분장을 하였는데, 유튜브 댓글에 "내 여자친구보다 예쁘다"가 남아 있으니 할 말 없게 만드는 특별한 비주얼은 확실하다.
학생때 너무 예뻐(?) 여자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아 일부러 수염을 기르고 다녔다는 일화는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찾아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

퀸의 다른 노래들 하나하나 인수분해해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이번 포스팅은 이정도로 마친다.
이 글을 쓰면서 퀸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손가락을 멈추고 계속 음악을 듣고 싶어 더이상 타이핑이 불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나는 무엇에 미쳐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