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5월, 포항에서 일가 친척들의 행사가 있어 영일만에 가본 적이 있다. 포스코는 영일만 바다 건너편에 큰 공장 단지가 있는데 예전과는 달리 왠지 활기가 없어보였다. 제철 사업이 중국에 밀려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난 2월과 3월에 방영된 PD수첩을 보니 역시 MB가카의 마수가 포스코를 망가뜨려 놓았던 것이었다.
포항은 MB의 고향이다. MB의 인맥을 영포라인이라고 하는 것은 영일만과 포항 지역에서 맺어진 인연들이기 때문이다. MB의 형인 이상득은 포스코가 있는 포항시 남구에서 내리 5선을 한 국회의원이다. MB 정부 때 이상득의 국회의원 사무실엔 포스코에 줄을 대기 위해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상득에겐 포스코가 자신의 회사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포항시민들은 포항 출신인 MB가 대통령이 되면서 박정희 이후 제2의 중흥기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흥은 커녕 포항의 알짜배기 회사인 포스코를 곶감 빼먹듯이 하면서 부실기업으로 전락시킨 MB 형제들의 만행을 알고서는 치를 떨었을 것이 분명하다.
정민우 前포스코대외협력 팀장은 "포스코는 MB 자원외교의 시작과 끝'이라고 했다. DAS에 국민들의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DAS는 어디까지나 MB가 대통령 되기 이전 BBK 사건과 관련된 회사이고 포스코를 통한 자원외교는 대통령으로 있을 때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사안의 중요성을 따지면 DAS는 포스코에 비할 바가 아니다.
포스코를 이용한 돈 빼먹기는 MB의 전형적인 자원외교 비리의 공식을 따른다.
우선 외국의 이름없는 회사를 거액을 주고 인수한다. 몇년간 회계를 통해 손실처리하다가 알 수 없는 페이퍼 컴퍼니에 헐값에 매각한다.
MB의 자원외교에 동원된 기업들은 하나같이 부실해지고 종국엔 문을 닫게 된다. 포스코도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전철을 밟게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2011년 당시 포스코그룹 정준영 회장은 에콰도르의 산토스CMI라는 회사를 800억원에 인수한다. 산토스CMI는 평가액이 100억원도 되지 않고 현지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는 회사였는데 평가액의 무려 8배나 주고 인수한 것이다. 인수 후에도 계속해서 적자를 내다가 2016년에 결국 IAA라는 회사에 130억원에 매각된다. 흥미로운 것은 IAA라는 회사는 자본금이 80만원밖에 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였으며 회사의 주인은 포스코가 매입할 당시 산토스CMI의 주주였다는 사실이다. 냄새가 진하게 나는 부분이다.
정준영 회장의 바통을 받은 권오준 회장은 스케일을 키웠다. 2차 전지의 시장이 커지고 리튬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는데 볼리비아와 칠레등 남미에 리튬 사업을 한다고 하면서 무려 1800억원의 손실을 냈다.
MB 정부 당시 포스코가 벌였던 M&A건은 한두가지가 아니었으며 하나같이 실패로 끝나서 포스코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주었다. 그로 인해 포스코의 매출과 순이익은 급격히 감소했는데 아직까지 망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전에 포스코가 얼마나 건실한 기업이었는지 역설적으로 알 수 있다.
지난 3월23일 새벽 드디어 MB가 구속되었다. 구속영장의 사유는 직권남용과 뇌물수수였지만 MB 가카는 그 정도로 구속되기는 아까운 인물이다. 필자가 앞서 올린 포스팅의 혐의만 입증되어도 MB는 240년형은 받을 것이다.
MB 정부 시절의 포스코 관련해서 영 찝찝해하시는 분이 있다. 바로 안철수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안철수는 2010년과 2011년에 포스코 사외이사를 역임한 바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사외이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겠냐만은 그래도 대권을 꿈꾸는 사람은 좀 달라야하지 않겠는가? 이래저래 검찰이 무지하게 바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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