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통일은 대박? 일단 평화 공존이 우선!

2018년 4월27일,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이 판문점에 집중되고 있다. 은둔의 독재자,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으로 내려온 역사적 순간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2000년, 2007년 두번 있었지만 모두 대통령 집권 말기에 있은 탓에 동력을 받아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웠다. 곧 통일이라도 될 것처럼 들떴지만 그때 뿐이었고 이후엔 더 혹독한 갈등과 긴장이 이어졌다. 정상회담이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아니라 빅 이벤트 정도로만 끝난 탓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예전과 같이 평양에서 열릴 수도 있었다. 장소야 어디든 간에 우리 대통령은 달려갈 용의가 있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김정은은 이왕하는김에 쇼킹한 임팩트를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분계선 남측으로 내려와 문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난 뒤 다시 북측으로 월경을 권하는 모습은 지도자의 개인적 성격만이 아니라 변화하고자 하는 북한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통일은 대박이다!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되신 그분이 이 말을 했을 때 내용은 200% 동의하나 왠지 천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503호의 입을 통해 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남북이 중단되었던 대화를 틀 때마다 모든 사람들은 통일을 기대했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분단이 된지 벌써 70년이 넘었다. 그동안 너무나 달라진 두 국가가 하루아침에 통일이 될 수 있겠는가? 독일은 불과 45년간 분단이 된 후 통일이 되었지만 너무나 다른 체제에 살았기 때문에 한 국가로 융화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1980년대 서울 말씨를 들어보면 놀랍게도 평양(북한)의 억양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의 서울 말씨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말이다. 말씨마저 달라지는 엄청난 시간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1980년대 서울 말씨

이렇게 달라진 두 나라가 하루아침에 통일로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해도 너무 많은 비용을 치뤄야 한다. '안그래도 취업이 어렵고 먹고 살기가 바쁜데 내가 왜 북한 주민들까지 책임져야하나?' 이런 생각이 젊은이들 사이에 적지 않다. 결코 나무랄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통일은 그만큼 당위적으로 여겨온 것이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은 탓이다.

그래서 섣부른 통일보다는 평화가 우선이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고 합리적으로 들리는 이 말이 그동안 다소 금기시되었던 것은 바로 북한이 주장해온 통일 방식인 고려연방제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이번에 김정은에게 국군의장대 사열을 한다고 했을 때 기절한 사람들도 있었을성싶다. '의장대 사열은 국가원수에게 하는 것이니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북한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그러면 북한은 남한을 국가로 인정하는데 남한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되는 것인가? ㅎㅎ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한 이슈로 논의될 것이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이 될 지도 모른다. 70년이 넘는 휴전 상태를 종결하고 종전을 선언해야만 통일이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체제의 두 국가가 서로 침략을 하지 않겠다는 평화선언이 전제되어야 되지 않을까?

통일은 대박이라고? 아니다. 우리민족에겐 통일만이 살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헤어져 있었던 시간을 메울 수 있는 평화 공존의 시간이 또 필요한 것이다.

God bless my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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